이집트에서 '황금으로 만든 혀'를 가진 미라가 발견돼 관심이 집중됐다.
이집트 고대유물부는 2일 타포시리스 마그나(Taposiris Magna)라는 고대 이집트 유적지에서 이집트와 도미니카 고고학자들로 구성된 발굴팀이 황금 혀를 가진 2000년 된 미라 등 다수의 유물을 찾아냈다고 공식 발표했다.
타포시리스 마그나는 풍요와 농업, 내세, 부활의 신으로 알려진 오시리스와 그의 아내이자 누이인 이시스에게 헌정된 사원이 있는 장소다. 고고학자들은 16개의 매장터 가운데 하나에서 미라를 발견했는데, 이곳에서는 클레오파트라 7세의 얼굴이 새겨진 동전도 나와 사원의 건축 시기를 짐작하게 했다.
황금 혀에 대해 이집트 고대유물부는 "고인이 내세에서 말할 수 있도록 시체 방부 처리 과정에서 황금 혀를 추가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즉 내세에서 지하세계의 신인 오시리스를 만났을 때 이야기를 나누기 위한 수단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미라가 살아있을 당시 언어 장애가 있었는지, 그리고 왜 특별히 황금으로 혀를 만들었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이유를 찾지 못했다. 미라에 황금을 사용한 경우는 잘 알려진 '투탕카멘의 가면'이 대표적이다.
이밖에도 유적지에서는 2000년 전 보물이 다수 발굴됐다. 사람이 죽은 뒤 석고 등으로 얼굴을 본떠 만든 '데스 마스크(death mask)'를 쓴 여성 미라와 오시리스의 황금 문양이 그려진 미라도 포함됐다. 다수의 두루마리 더미는 현재 학자들이 해독 중이다. 당시 사람들의 헤어스타일과 머리 장식 등을 확인할 수 있는 동상도 몇개 나왔다.
이를 바탕으로 고고학자들은 미라가 묻힌 시기를 그리스가 이집트를 통치하던 기원전 304~30년 혹은 기원전 30년 클레오파트라 7세가 죽은 후 로마제국이 점령하던 때로 추정하고 있다.
채유진 기자 eugen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