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성의 북극 부근에서 번쩍이는 신비로운 녹색 번개가 포착됐다. 지름이 지구의 11배에 달하는 목성은 가스 행성이지만 지구와 거의 비슷한 형태의 번개가 친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16일 공식 채널을 통해 '주노(JUNO)' 탐사선이 포착한 목성 북극의 아름다운 녹색 번개 이미지를 선보였다.
이 사진은 '주노' 탐사선이 지난 2020년 12월 30일 실시한 31차 목성 플라이 바이(근접 통과) 당시 동체에 탑재된 주노캠을 통해 촬영했다. 당시 '주노'는 목성 북극 근처에 소용돌이치는 구름 위 약 3만2000㎞에 떠 있었다.
지구의 번개는 적도에 가까워질수록 빈발한다. 이와 달리 목성의 번개는 고위도, 특히 북쪽에서 많이 치는 경향이 있다. 이런 차이가 나는 이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우주의 신비를 잘 보여주는 이 사진은 민간 천문학자 케빈 길이 작성했다. NASA가 공개한 주노캠의 공개 자료를 들여다보던 그는 감탄이 절로 나오는 광경을 사람들과 공유하기 위해 정성스러운 후처리 작업을 거쳤다.
NASA 관계자는 "지구의 번개는 주로 파란색, 보라색, 흰색 또는 연한 갈색을 띤다"며 "녹색은 화산재 성분이 섞인 화산번개의 특징인데, 목성 역시 지구와 마찬가지인지는 아직 모른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번개는 뇌운(적란운)이 거대한 전지처럼 전기를 띠면서 방전을 일으키는 자연현상"이라며 "'주노' 탐사선이 5년간 모은 자료만 봐서는 목성의 번개 역시 지구와 같은 원리로 발생한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목성은 태양계 최대 행성인 만큼 번개의 규모도 대단히 크다. 목성의 뇌운은 밑부분에서 최상층부까지 최대 67㎞ 높이까지 성장한다는 관측 결과가 있다. 이는 지구의 뇌운 높이의 5배를 넘는다.
특히 목성의 번개는 일반 번개보다 훨씬 밝은 고에너지 방전 현상인 일명 '슈퍼볼트'에 비해 3배나 많은 에너지를 갖는 것으로 생각된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