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유례없는 폭염으로 기후변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큰 가운데, 사실 기온은 지난 5억 년 동안 끊임없이 요동쳐 왔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스미스소니언 국립자연사박물관(SNMNH)과 영국 브리스틀대학교 공동 연구팀은 20일 공개한 조사 보고서에서 과거 4억8500만 년 동안 지구 기온은 실로 변화무쌍했다고 전했다.

연구팀은 과거 지구의 기후가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 광범위한 조사에 나섰다. 이전의 지구 기온을 알 수 있는 단서는 여러 가지인데, 남극이나 북극의 얼음에 갇힌 공기의 화학 조성을 살펴보면 그 시대의 기후를 짐작할 수 있다. 오래된 지층이나 화석에 포함된 산소 동위원소도 해당 시기 지구의 기온을 알려준다.

지구의 기온은 약 5억 년 전부터 크게 요동쳐 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pixabay>

또한 식물의 잎 화석을 살펴보면 그 식물이 자란 환경을 짐작할 수 있다. 가장자리가 매끈하고 끝이 길고 뾰족한 잎은 따뜻하고 습윤한 곳에서 자랐음을 알 수 있다. 가장자리가 들쭉날쭉하고 끝이 짧고 뭉툭한 식물은 한랭한 기후에서 자랐을 가능성이 크다.

이번 프로젝트는 스미스소니언 국립자연사박물관의 특별전 'Deep Time'의 일환으로 2018년부터 시작됐다. 고대 지구의 기온에 대한 15만개 넘는 추정 자료를 모으고 여기에 850개 기후 모델 시뮬레이션을 조합해 과거 기후가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를 그려냈다.

SNMNH 에밀리 주드 연구원은 "우리가 찾아낸 기후 역사는 캄브리아기부터 현대까지 이어지는 현생대의 대부분을 포함한다"며 "과학자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과거 지구의 기후를 조사할 수 있다. 고대 단세포 미생물 유공충 껍질의 화학 조성에서도 기후변화 분석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인간의 산업화에 따른 환경파괴는 새로운 대멸종을 일으킬지 모른다는 학자들의 경고가 계속되고 있다. <사진=pixabay>

연구팀이 그간의 지구 온도를 그래프로 그려보니 현생대(5억4200만년 전부터 현재까지) 평균 표면 온도는 11~36℃ 범위에서 급변했다. 기온은 평균치 근처에서 안정되지 않고 지난 4억8500만 년에 걸쳐 매우 더운 시기와 매우 추운 시기를 오갔다. 전체적으로는 따뜻한 경우가 많았다.

에밀리 주드 연구원은 "이런 극단적 온도 변화는 이산화탄소와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가 증가하면 기온이 상승하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라며 "이 관계는 특히 대멸종 시기에 두드러졌다. 화산 활동에 의해 대량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돼 지구의 기후가 급변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멸종이 일어나기 전 지구 평균기온과 이산화탄소는 극히 안정된 상태였다. 여기에 적응한 생물들에게 기후변화는 지옥과 같았을 것"이라며 "유감스럽게도 지금 똑같은 패턴이 반복되려 한다"고 지적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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