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연구비를 적은 인원에 할당하기보다는 소액을 많은 연구자에 배분하는 것이 노벨상 같은 획기적인 성과를 내는데 유리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일본 쓰쿠바대학교 연구팀은 22일 공개한 조사 보고서에서 노벨상 등 국가의 위상을 높이는 연구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적은 예산을 많은 연구자에게 고루 분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구팀은 이 같은 생각의 근거로 일본이 지금까지 수상한 노벨상을 들었다. 일본 정부가 1991년 이후 연구자에게 지급한 생명과학 및 의학 분야 연구 18만 건 이상을 분석한 연구팀은 선택과 집중에 입각한 예산 분배의 실효성이 생각보다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조사 관계자는 "정부가 18만 건의 연구에 각각 지급한 연구비와 각 연구 주체가 발표한 논문의 수, 노벨상 수준의 성과를 모두 분석했다"며 "500만엔(약 4600만원) 이하의 적은 연구비를 많은 인원에 나눠주는 것이 고액 연구비를 적은 인원에 집중하는 것보다 논문 수 면에서 유리했다"고 전했다.
이어 "적은 예산을 많은 연구자에 나눠주는 것은 논문은 물론 노벨상 수준의 성과를 내거나 새로운 연구 분야를 발견할 가능성이 더 컸다"며 "이는 우수한 인재에게 많은 연구비를 집중 투자할수록 성과가 커진다는 기존 생각과는 정반대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1인당 받는 연구비가 많을수록 좋은 성과를 내는 경향은 나타났다. 다만 소수에 투자한 연구비가 5000만엔(약 4억6000만원)을 넘어가면서부터는 논문 수가 더 이상 늘지 않았다.
스웨덴 왕립과학아카데미와 노르웨이 노벨위원회 등이 수여하는 노벨상은 세계 최고의 권위를 자랑한다. 평화와 문학, 경제학과 화학, 물리학, 생리의학 분야에 걸쳐 상이 주어진다. 수상자가 가장 많은 국가는 400명 넘게 배출한 미국이다. 일본은 총 29명을 배출해 현재 세계 6위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