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해에서 발견된 새빨간 해파리가 학계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일부 생물학자는 핏빛을 띤 강렬한 존재감의 이 해파리가 지금까지 발견되지 않은 새로운 종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은 최근 공식 SNS와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달 대서양 심해 탐사 중 우연히 포착된 붉은색 해파리 사진과 영상을 공개했다.

지난 7월 한 달간 북대서양 조사 프로젝트에 나선 NOAA 탐사팀은 7월 28일 심해를 유유하게 헤엄치는 붉은색의 화려한 해파리를 발견했다.

탐사팀 관계자는 “미스터리한 생물체가 많은 심해에서는 전구를 몸 안에 품은 듯 반짝이는 독특한 해파리가 발견되곤 한다”며 “단박에 시선을 끄는 붉은색의 이 해파리는 지금껏 학자들이 본 적이 없는 희한한 생명체”라고 설명했다.

대서양 심해 700m 부근에서 무인잠수정이 촬영한 붉은색 해파리 <사진=NOAA 공식 홈페이지>

이 관계자는 “무럼해파리(Aurelia aurita)과 포랄리아(Poralia) 속의 친척쯤으로 보이는 해파리였다”며 “지금껏 학계에 보고되지 않은 새로운 종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덧붙였다.

수심 700m 부근에서 발견된 이 해파리는 몸 전체를 뒤덮은 선명한 붉은색이 특징이다. 탐사팀 관계자가 언급한 포랄리아와 비슷하지만 촉수의 수가 훨씬 많아 같은 종은 아닌 것으로 NOAA는 판단했다. 포랄리아 해파리 역시 다른 종류가 발견되지 않은 희귀한 단일종이다.

새로운 해파리의 영상과 사진을 분석한 NOAA는 외피 끝부분에 붙은 수많은 촉수에 주목했다. 해파리나 말미잘 같은 자포동물들은 이 촉수를 이용해 사냥한다. 

단일 속 해파리인 포랄리아. 이번에 발견된 붉은색 해파리에 비해 촉수가 훨씬 적다. <사진=EVNautilus 유튜브 공식 채널 영상 'Pulsing Poralia Jelly | Nautilus Live' 캡처>

NOAA 관계자는 “수수께끼의 해파리가 가진 촉수는 사냥은 물론 방어에도 사용되는 것으로 보인다”며 “먼저 발견된 포랄리아에 비해 훨씬 많은 촉수를 가진 점에서 새로운 종임을 추측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 NOAA 탐사팀이 붉은색 해파리와 조우한 지역은 북대서양 멕시코 만류 부근이다. 당시 탐사팀은 깊이 200~1000m의 심해를 원격 무인잠수정(ROV) ‘딥 디스커버러(Deep Discoverer)’를 동원해 살펴보던 중이었다. 이 ROV는 LED 전구를 20개나 탑재해 빛이 전혀 들지 않는 캄캄한 심해에서도 고해상도 영상을 얻을 수 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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