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의 지하에서 태고의 해안선으로 보이는 특징적인 흔적이 발견됐다. 화성에도 한때는 풍부한 물이 존재했음을 보여주는 결정적인 증거라고 학자들은 반겼다.
중국 광저우대학교 리장후이 박사 연구팀은 24일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를 통해 이런 내용을 담은 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미 항공우주국(NASA)과 유럽우주국(ESA) 등이 탐사 중인 화성은 과거 물을 가진 지구형 행성으로 생각돼 왔다.
연구팀은 중국 화성 탐사 로버 주룽이 수집한 정보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아주 오래전 화성의 지하에 남은 해안선 같은 특징적인 흔적을 찾아냈다.

리장후의 박사는 "지금까지 연구에서 화성에는 과거 물이 풍부하게 존재했다는 증거가 여럿 발견됐다. 태양계 최대 화산이기도 한 올림포스 산에 서리가 내린다는 사실도 보고됐다"고 언급했다.
이어 "미국과 연계해 2021년 시작한 주룽의 탐사는 화성 북반구 유토피아 평원에 집중됐다"며 "여기서 수집한 관측 데이터를 분석하던 중 태고의 해안선 구조가 묻힌 사실을 알아냈다"고 덧붙였다.
중국의 첫 화성 탐사 로버 주룽에는 고정밀 레이더가 탑재됐다. 밀도가 다른 물질에서 전파가 서로 다른 양상으로 튕기는 점에 착안한 이 레이더는 80m 지하의 암석층까지 조사할 수 있다.

유토피아 평원 지하에서 발견된 퇴적물은 두꺼운 층이 15° 위로 경사졌고, 이는 지구의 일반적인 해안선과 비슷한 구조다. 조사에 참여한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지구물리학자 마이클 만가 교수는 "구조물은 모래언덕이나 충돌구와 다르고 용암류와도 구분된다"며 "바다가 없어지면서 해안선이 묻힌 후의 이미지 시뮬레이션 결과와 상당히 닮았다"고 전했다.
그는 "퇴적물을 운반하는 강이나 파도, 그리고 밀물이 화성에 존재했음을 추측할 수 있다"며 "이러한 퇴적물이 형성되는 데는 시간이 걸리고 호수만큼의 작은 웅덩이로는 충분한 파도와 조수가 밀릴 수 없다는 점에서 수백만 년 이상 걸쳐 물이 순환하는 바다가 화성에 존재했음을 알게 된다"고 강조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