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 20개를 신종 해양생물이 남극 해양에서 발견됐다. 영화 '에이리언'을 떠올리게 하는 기괴한 외형이 학계의 관심을 받았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샌디에이고(UCSD) 해양생물학자 그레고리 라우즈 교수 연구팀은 14일 공식 채널을 통해 남극 인근 해양의 생태계 조사 과정에서 발견한 '앤탁틱 스트로베리 페더 스타(Antarctic strawberry feather star)'를 공개했다.
온통 무채색인 이 희한한 생물은 학계에 아직 보고되지 않은 신종이다. 다리가 20개나 달린 '앤탁틱 스트로베리 페더 스타'는 한눈에도 스위스 시각디자이너 H.R.기거가 창조한 '에이리언'을 많이 닮았다.
연구팀은 이 기묘하고 흥미로운 신종 무척추생물의 극모(섬모 돌기)가 딸기를 닮은 점에서 '앤탁틱 스트로베리 페더 스타'로 명명했다. 학명은 프로마초크리누스 프라가리우스(Promachocrinus fragarius)로 정해졌다.
그레고리 교수는 "신종 생물은 극피동물의 일종인 바다나리목과 흡사하다"며 "프라가리우스는 라틴어로 딸기를 의미하는 프라가리아(fragaria)에서 따왔다"고 전했다.
이어 "이 생물은 몸길이가 약 20㎝이며 돌기나 깃털을 닮은 다리가 20개나 달렸다"며 "다리의 끝에는 작은 발톱 같은 것이 붙어 있어 해저의 바닥이나 암석에 몸을 고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앤탁틱 스트로베리 페더 스타'를 비롯, 비슷한 형태의 신종 생물 총 8종을 특정했다. '앤탁틱 스트로베리 페더 스타'처럼 신종 6종은 다리가 20개 달렸고, 2종은 다리가 모두 10개였다. 이들 생물은 남극 인근 바다의 수심 65~1170m에 서식했다.
그레고리 교수는 "프로마초크리누스 케르게렌시스(Promachocrinus kerguelensis)만 존재하던 프로마초크리누스 계열이 이번 신종 발견으로 보다 풍성해졌다"며 "남극을 비롯해 세계의 해양 생태계에서는 매년 신종이 확인되지만, 이처럼 독특한 생김새를 한 것은 드물다"고 말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