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 잔뜩 난 듯 얼굴을 찌푸린 신종 물고기가 발견됐다. 학자들은 그럼피 드워프 고비(Grumpy dwarf goby, 고약한 드워프 망둑어를 의미)라는 희한한 이름을 붙였다.
사우디아라비아 킹압둘라과학기술대학교와 미국 워싱턴대학교 공동 연구팀은 24일 공개한 조사 보고서에서 홍해에서 포착한 신종 해수어 그럼피 드워프 고비를 소개했다.
킹압둘라과학기술대 빅토르 누네스 페이네만 교수는 "신종 망둑어는 몸길이 약 2㎝ 미만으로 아주 작다"며 "그 얼굴은 시종일관 화가 난 듯한 인상을 하고 있고, 큰 송곳니는 어두운 이미지를 더 부각한다"고 설명했다.
선명한 붉은색을 띠는 그럼피 드워프 고비는 사우디아라비아 홍해변 산호초 지대의 작은 구멍 속에서 카메라에 잡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불명예스러운 이름을 얻은 그럼피 드워프 고비는 붉은 산호초에 숨어 살며 작은 무척추동물을 섭취한다.
이 물고기의 학명은 수에비오타 아이톤(Sueviota aethon)으로 정해졌다. 그리스 신화의 태양신 헬리오스가 거느린 말 4마리 중 하나인 아이톤에서 유래했다. 고약한 드워프 망둑어라는 이름에 비하면 학명은 상당히 근사하다.
빅토르 교수는 "이번과 같은 신종 발견을 통해 홍해에는 아직 미지의 생물이 다량 존재함을 알 수 있다"며 "최근 이 지역 환경의 급격한 변화를 생각하면, 발견하고 등록하기 전에 멸종해 버리는 신종도 있다고 여겨진다"고 우려했다.
교수는 "이 지역은 고유종이 많은 것으로 유명하며, 그럼피 드워프 고비도 그중 하나"라며 "홍해는 기후변화로 인해 광범위한 산호초 백화와 사멸이 일어나고 있다. 급변하는 환경에서 신종이 발견된 것은, 연구와 보호 활동이 절실하다는 점을 알게 해준다"고 강조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