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사는 지구의 질량 약 6%가 태양계 바깥의 소행성들에 의해 생성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일본 홋카이도대학교 행성물리학자 유리모토 히사요시(64)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12일 국제 학술지 ‘Nature Astronomy’에 게재된 논문에서 이 같은 내용의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연구팀이 내놓은 흥미로운 주장의 근거는 소행성 ‘류구(Ryugu)’의 샘플이다. 연구팀은 2020년부터 류구의 샘플을 분석, 지구 질량의 약 5~6%를 차지하는 물질이 태양계 바깥쪽의 소행성들로부터 유래했다고 판단했다.

태양계 천체들과 외계행성 생성의 역사를 품은 것으로 여겨지는 류구의 샘플은 일본을 비롯한 각국 대학교와 미 항공우주국(NASA) 등 기관에서 다양한 각도로 분석하고 있다.

류구의 샘플 <사진=JAXA 공식 홈페이지>

홋카이도대학교 연구팀은 류구에 포함된 아연과 구리 동위원소 조성 분석에 집중했다. 이 과정에서 류구가 이부나(Ivuna) 운석류로 불리는 탄소질 콘드라이트(CI 콘드라이트)에 가깝다는 결론이 나왔다.

히사요시 교수는 “이런 유형의 운석은 화학적으로 원시적 구조를 띤다”며 “특히 그 조성은 태양에 가장 가깝다고 여겨진다”고 설명했다.

이런 점에서 연구팀은 해왕성보다 멀리, 즉 태양계 바깥에 존재하는 류구와 같은 조성의 외계행성 구성 물질이 지구 질량의 5~6%을 차지할 것으로 추측했다. 티타늄과 크롬 동위원소 조성은 다른 유형의 탄소질 콘드라이트와 같았다는 점에서 류구와 CI 콘드라이트의 직접적 관계 해명까지는 이뤄지지 않았다.

히사요시 교수는 “탄소질 콘드라이트는 화학 조성이나 동위원소 조성에 따라 여러 유형으로 분류된다”며 “CI 콘드라이트는 휘발하기 쉬운 원소를 많이 포함하는데, 중간 정도 휘발성이 있는 원소는 생명체가 거주 가능한 환경에 필수”라고 전했다.

소행성 류구에 착륙해 약 5g의 샘플을 채취하는 하야부사 2호의 상상도 <사진=JAXA 공식 홈페이지>

이어 “류구의 아연 동위원소 조성은 이 물질들이 지구에 어떻게 옮겨졌는지 보여주는 직접적인 힌트”라며 “류구 샘플에 포함된 아연과 구리의 동위원소 비율을 토대로 이런 소행성들의 물질이 지구 질량의 5~6% 구성함을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1999년 첫 관측된 류구는 원시 태양계 및 태양계 외행성 연구를 위해 집중 조사돼 왔다.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가 운용하는 소행성 탐사선 ‘하야부사’ 2호가 극적으로 채취한 류구 샘플이 2020년 지구로 회수된 뒤 이 소행성에 대한 연구가 아주 활발하다.

지금까지 학자들은 약 5g의 샘플 조사를 통해 류구가 약 500만 년 전 지구로 접근한 사실을 알아냈다. 특히 샘플에서 액체 상태의 물이 확인되면서 류구의 생명체 존재 가능성도 힘을 받고 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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