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8월 개막을 앞뒀던 일본 야구의 상징 ‘고시엔’ 대회가 코로나19 여파로 결국 취소됐다. 전후 초유의 사태로, 경제적 손실만 672억엔(약 7680억원)으로 추산된다.

일본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를 주최하는 아사히신문 등 일본고교야구연맹은 20일 공식성명을 내고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8월 10일 열릴 예정이던 102회 전국선수권대회 및 전국대표 49개교를 정하는 지방대회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고시엔 대회 당시의 오타니 쇼헤이 <사진=유튜브 캡처>

현지 야구계는 고시엔이 중단 사태를 맞으면서 경제적 손실이 672억엔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뭣보다 꿈의 구장을 밟기 위해 땀 흘린 고교선수들과 코칭스태프 등 당사자들의 허탈감이 대단하다.

지난해 전국선수권에서 전후 최장 13년 연속 출전기록을 세운 세이코가쿠인(후쿠시마현)) 선수들은 19일 1개월 만에 겨우 연습을 재개한 상황에서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접했다. 일부 선수는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2년 연속 고시엔을 밟은 츠다가쿠인(미에현) 야구감독은 “올여름 고시엔을 밟기 위해 연습해 왔는데 안타깝다. 다만 이기고자 하는 여러분 마음이 곧 내 재산이다. 올여름이 없다고 상상하기도 싫지만 여러분은 앞날이 창창한 사람들이다. 다음 무대가 기다리고 있다”고 다독였다. 다만 내년 졸업을 앞둔 3학년 학생들 일부는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일본프로야구 한신타이거즈의 연고 구장에서 이름을 딴 고시엔은 3월 선발고등학교야구대회와 8월 전국고등학교야구선수권대회로 구분된다. 전자를 봄의 고시엔, 후자를 여름의 고시엔으로 부른다. 후자의 경우 4만7000석의 고시엔구장이 꽉 들어차고 시청률도 20%가 넘으며, 각종 행사와 광고 등으로 엄청난 경제효과를 가져오곤 한다.

특히 고시엔은 프로야구를 목표로 하는 고교선수들이 스카우터의 주목을 받기 위해 기량을 선보이는 무대이기도 하다. 오타니 쇼헤이(LA에인절스)는 하나마키히가시고교 당시 선발투수로 등판, 157km짜리 직구를 뿌려대며 야구계를 놀라게 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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