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상 가장 큰 크레이터가 호주 밑에 존재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제 학술지 텍토노피직스(Tectonophysics)는 최근호를 통해 호주 지하 깊은 곳에 세계에서 가장 큰 천체 충돌 구조물이 자리한다는 지질학자들의 연구 성과를 소개했다.

연구를 주도한 지질학자 토니 예이츠는 1995년부터 2000년까지 진행한 과거 조사에서 호주 남동부 머레이 달링 분지의 자기 패턴이 대규모 천체 충돌 구조를 나타낸다고 주장한 바 있다.

지구에 소행성 등 천체가 충돌해 생긴 크레이터가 모두 지표면에 드러나 있는 것은 아니다. <사진=pixabay>

토니 예이츠는 "2015~2020년 수집된 지구물리학적 데이터 분석 결과를 통해 호주 지표면 4000m 아래에 지름 520㎞ 충돌 구조가 확인됐다"며 "지름 약 300㎞로 가장 큰 충돌 크레이터로 여겨져온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브레드포트 돔(Vredefort Dome)을 뛰어넘는다"고 전했다.

연구팀은 호주의 지하 충돌 구조를 근방의 마을 이름을 따 데닐리퀸(Deniliquin)이라고 명명했다. 짐작한 형상으로 미뤄 태초의 천체 충돌구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토니 예이츠는 "이 영역의 자기 측정값은 동심원상으로 대칭을 보인다"며 "이런 구조는 천체가 지구에 충돌할 때처럼 강력한 물리적 힘과 초고온이 가해질 때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애리조나 윈슬로의 명물 분화구. 지름 1.2㎞, 깊이 170m다. <사진=미 항공우주국(NASA) 공식 홈페이지>

이어 "데닐리퀸은 이런 패턴이 상당히 두드러졌다"며 "충돌 중심에서 방사상으로 늘어나는 균열과 녹은 바위가 원래 암반 균열 내로 흘러들어간 흔적도 남아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의문의 충돌구 중앙에 원정구가 있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원정구는 점성이 큰 용암이 지표면으로 튀어나와 형성하는 돔 형태의 구릉이다. 주로 대형 충돌 분화구에서 잘 나타나는 특징이다. 연구팀은 이 퇴적물을 토대로 운석은 약 4억4000만~5억 년 전 지구 적도 부근에 충돌한 것으로 추측했다.

브레드포트 돔이나 미국 애리조나의 분화구 등 널리 알려진 크레이터는 주로 북미나 호주, 유럽에 위치한다. 현존하는 충돌 구조의 대부분은 형성 연대가 2억 년 미만으로 생각된다. 연구팀은 호주 외의 지역에도 지층 아래에 잘 보존된 천체 충돌 구조가 있다고 보고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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