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새보다 훨씬 무거운 거대 곤충 웨타풍가(Wetapunga)가 인공 번식을 거쳐 뉴질랜드 자연에 방사됐다. 웨타풍가는 체중 30g이 훌쩍 넘는 거대 곤충 자이언트 웨타(Giant Weta) 중에서도 덩치가 가장 크다.

뉴질랜드 자연보호 단체 프로젝트 아일랜드 송(Project Island Song)은 28일 공식 채널을 통해 오클랜드 동물원에서 인공 번식한 웨타풍가 300마리를 최근 자연에 방사하고 생태를 관찰 중이라고 밝혔다.

웨타풍가가 속한 자이언트 풍가는 뉴질랜드 고유종으로 11종이 알려져 있다. 세계 최대 중량급 곤충으로 모두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 뉴질랜드 북부 하우라키 만의 일부 작은 섬을 제외하고 1840년 거의 자취를 감춘 자이언트 웨타는 사람들의 노력으로 200년 만에 야생으로 돌아가고 있다.

사람 손에 올라간 웨타풍가. 어마어마한 크기를 짐작할 수 있다. <사진=오클랜드 동물원 공식 유튜브 채널 영상 'Zoo Tales-A very special insect' 캡처>

프로젝트 아일랜드 송 관계자는 "웨타풍가는 자이언트 풍가 전체를 상징한다. 그 조상은 공룡보다 먼저 지구상에 뿌리를 내린 유구한 역사를 가졌다"며 "뉴질랜드 정착민들이 환경을 멋대로 바꾸면서 개체가 줄어든 웨타풍가는 사람들의 노력으로 조금씩 개체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자이언트 웨타 종은 꼽등이 같은 메뚜기목 곤충을 닮았다. 성체의 몸무게는 보통 35g이다. 웨타풍가는 무려 70g으로 참새 같은 소형 조류보다 훨씬 크고 무겁다. 뉴질랜드 이주민들이 정착하고 자이언트 웨타 종을 포식하는 포유류가 반입된 뒤부터 사라지기 시작했다.

뉴질랜드는 정부나 민간단체가 나서 멸종 위기에 처한 동식물을 되살리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키위새다. 자이언트 풍가처럼 외래종 유입으로 멸종 위기에 몰린 키위새를 살리기 위해 자선단체 캐피털 키위 프로젝트(The Capital Kiwi Project)는 지난 5월 웰링턴의 울창한 숲에 키위새들을 방사했다.

프로젝트 아일랜드 송 관계자는 "키위새처럼 뉴질랜드 정부의 보호를 받는 자이언트 웨타는 방사 전 오클랜드 동물원에 소수가 살아남았을 뿐이었다"며 "2012년부터 진행된 웨타 자연 번식 프로그램이 앞으로 결실을 맺는다면 200년 가까이 사람들이 보지 못한 자이언트 웨타가 숲을 채워나갈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관계자는 "곤충 같은 무척추동물은 자연보호 측면에서조차 크게 주목받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며 "곤충은 건전한 생태계에 반드시 필요한 만큼, 동식물을 되살리는 노력에서 소외받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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