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성의 위성 미란다의 지표면 아래에 바다가 존재할지 모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란다는 티타니아, 움브리엘, 아리엘, 오베론과 더불어 천왕성 주변을 도는 주요 위성으로 전부터 학자들의 관심을 받아왔다.
미국 노스다코타대학교 등이 참여한 공동 연구팀은 지난달 말 낸 조사 보고서를 통해 미란다의 지하에 얕은 바다가 숨어있을지 모른다고 주장했다. 연구팀은 미란다의 지표를 매핑하고 위성에 작용하는 조석력을 모델링해 이런 가설을 도출했다.
천문학자들은 미란다가 두께 30㎞나 되는 두꺼운 얼음층을 갖기 전인 약 1억~5억 년 전 깊이 100㎞가 넘는 바다를 가진 것으로 여겼다. 다만 미란다의 표면에 균열이 없고 완전히 얼어붙었다는 사실이 1980년대 밝혀진 뒤부터 이 생각은 지지를 받지 못했다.
연구팀은 미란다에 얕은 바다가 남았을 것으로 보고 조사를 진행했다. 노스다코타대 행성학자 케일럽 스트롬 연구원은 "미란다는 추상화 같은 울퉁불퉁한 지표가 특징으로, 이는 천체에 작용하는 조석력과 내부의 열에 의해 형성됐을 것"이라며 "미란다의 외부 특징을 토대로 내부를 가급적 사실적으로 모델화했다"고 말했다.
이어 "모델을 이용해 미란다의 과거를 시뮬레이션한 결과 이 천체는 천왕성의 다른 위성들과 상호 작용하며 궤도가 변화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며 "중력 상호 작용에 따라 미란다 내부에는 열이 발생, 아직 얕은 바다가 있을 가능성이 떠올랐다"고 덧붙였다.
태양계에서 지구 외 생명체를 찾는 학자들은 내부에 바다가 존재할지 모를 위성에 주목해 왔다. 목성을 도는 유로파와 가니메데, 토성 위성 엔켈라두스가 좋은 예다. 연구팀은 이번 시뮬레이션 결과처럼 미란다에 아직 바다가 남아 있다면 지구 외 생명체 발견의 유력한 후보라고 추측했다.
케일럽 연구원은 "아쉽게도 미란다로 탐사선을 보낼 일은 당분간 없을 것"이라면서도 "유럽우주국(ESA)의 주스(JUICE) 탐사선이 가니메데를 조사할 예정이고 지난달에는 NASA가 유로파 클리퍼(Europa Clipper)를 발사한 만큼 여기서 밝혀질 사실들은 미란다를 간접적으로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