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우주정거장(ISS)에는 세탁기가 없다. 미 항공우주국(NAS)에 따르면 우주비행사들은 물로 헹굴 필요 없는 세정액과 드라이 샴푸로 청결을 유지하지만, 세탁에는 물이 너무 많이 필요해 대신 임무 중 매일 옷을 갈아입는다.

미국의 우주비행사 돈 페티는 ISS 임무 당시 3~4일에 한 번씩 속옷을 갈아입었다고 밝혔다. 일본의 우주비행사 와카타 코이치는 2009년 "테스트용 박테리아 내성 속옷을 약 한 달 동안 입었으나, 냄새는 나지 않았다"고 인터뷰했다. 옷이 너무 더러워지거나 냄새가 나면 쓰레기로 지구에 가져가거나 캡슐에 포장해 우주로 방출, 지구 대기에서 태워버린다.

LCVG의 1994년 모델 착용 샷 <사진=NASA>

우주 유영에 필요한 우주복은 개인용이 없으며 공용으로 사용한다. 게다가 우주복 안에 입는 '액체 냉각 및 환기 의류(Liquid Cooling and Ventilation Garment, LCVG)' 역시 공용이다.

LCVG는 피부 위에 입는 일종의 속옷이다. 우주 유영 중에만 착용하지만, 우주 유영은 힘이 드는 작업이라 체열이 많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성인용 기저귀를 착용한 채 입는 LCVG는 습한 공기를 빼내고 냉각수를 순환시켜 우주비행사의 체온을 유지한다.

이런 이유로 인해 NASA는 물론 유럽우주국(ESA)은 우주인의 의류에 신경을 쓰고 있다. ESA는 오스트리아 생명공학회사 비엔나텍스타일랩과 협력, 미생물에 잘 견디는 의류 생산 프로젝트를 2년간 실시했다.

2017년 페기 위트슨의 8번째 우주 유영 장면 <사진=NASA>

ESA는 우주복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후보 물질도 조사하고 있다. ESA의 재료공학자 마르고자타 홀린스카는 "이번 프로젝트는 우주복 내부를 포함해 모든 종류의 우주비행사 의류에 적용할 박테리아 살상 분자를 조사한다"고 말했다.

오스트리아 과학자 세다 외즈데미르-프리츠는 "미생물을 사용해 다른 미생물을 제거하는 것이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모든 종류의 유기체는 극한의 조건에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2차 대사 산물을 사용한다"며 "이 프로젝트는 혁신적인 항균 섬유 마감재를 찾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ESA는 우주에서 섬유의 성능을 테스트하기 위해 땀은 물론 달의 먼지나 방사선 등에도 섬유를 노출하는 실험을 계획 중이다.

채유진 기자 eugen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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