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로 탐사선을 보내는데 가장 중요한 문제 중 하나는 '연료'다. 인간이 지구를 벗어날 수 있게 된 것은 사실상 그만한 추진력을 가진 엔진과 연료(추진제)를 개발했기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수십년간의 연구와 개발 끝에 현재는 액체산소나 액체수소, 액체메탄 등이 로켓 연료로 많이 쓰이고 있다. 심지어 미 항공우주국(NASA)은 연료 효율 극대화와 안전성을 이유로 과거 중단했던 핵추진 로켓 개발을 다시 연구하고 있다. 결국 연료는 우주탐사의 '범위'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특히 화성에서 탐사활동을 펼치는 퍼서비어런스 같은 경우 채집한 샘플을 다시 지구로 돌려보내야 하기 때문에 연료가 2배로 들어간다. 때문에 미 NASA는 획기적인 샘플 반환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 바로 '현지 자원 활용(In-Situ Resource Utilization)'이다.

타이탄 탐사에 사용될 드래곤플라이 <사진=NASA>

이는 NASA 글렌리서치센터 우주선 설계팀장 스티븐 올센이 이끄는 팀이 지난 1월 NIAC(Innovative Advanced Concepts) 프로그램에 제시한 내용이다. 연구팀은 토성의 위성인 타이탄 탐사에 사용할 것을 제안, '현지 추진제를 이용한 타이탄 샘플 회수(A Titan Sample Return Using In-Situ Propellants)'라는 이름을 붙였다.

NASA는 2027년 탐사선을 발사, 2036년부터 2년7개월간 타이탄을 탐사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잘 알려진 대로 '드래곤플라이(Dragonfly)'라는 쿼드콥터(quadcopter, 날개가 4개인 헬리콥터)가 투입, 170㎞를 날아다니며 사진을 찍고 샘플을 수집하는 등 탐사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새로운 아이디어는 드래곤플라이와 함께 '연료 보급용 로버'를 보내자는 것이다. 이 로버는 타이탄에 풍부한 액체메탄과 액체산소 등을 채취, 드래곤플라이의 동력은 물론 샘플 회수를 위한 연료를 보급할 수 있다.

현지 추진제를 이용한 타이탄 샘플 회수 상상도 <사진=NASA, Katherine Miller>

기존 방식으로는 왕복 여행을 위해 충분한 연료를 가져가야 하는 것은 물론 드래곤플라이의 구동을 위해 수년간 전력을 공급할 핵 배터리를 사용해야 한다. 반면 새 아이디어는 발사 비용을 줄일 수 있을 뿐더러 보급용 로버가 드래곤플라이의 임무를 보조하는 역할까지 수행, 탐사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

올센은 "현지 자원 활용을 통한 샘플 회수는 기존의 현장 자원 활용 개념과는 매우 다르며, 탐사의 가치를 극대화시킬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NASA는 이 아이디어를 채택, 9개월간 실효성 검토를 거쳐 최종 반영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한편 NASA와 유럽우주국(ESA)은 퍼서비어런스가 수집한 샘플을 회수하기 위해 2026년 7월 따로 로켓을 발사할 예정이다. 이 회수용 로켓은 2028년 8월 화성에 도착한다.

채유진 기자 eugen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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