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독자 기술로 완성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1년 전의 실패를 딛고 발사부터 위성 분리‧궤도 안착에 모두 성공했다. 이로써 한국은 미국과 러시아, 중국, 프랑스, 일본, 인도에 이어 1t급 이상 위성의 독자적 발사가 가능한 우주강국 반열에 올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21일 오후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제2발사대에서 솟아오른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추진체 등 분리와 실험위성의 지정 궤도 사출 및 예정 속도 도달에 모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10월 21일 1차 발사 실패로부터 딱 8개월 만에 재도전에 나선 누리호는 지난 15일 1차 발사에 나섰으나 기상 악화로 일정을 연기했다. 이튿날 2차 발사를 노렸지만 이번엔 기술적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

20일 오전 나로우주센터 조립동에서 나와 제2발사대에 기립한 누리호는 발사 준비 과정이 순조로워 21일 오후 4시로 발사 시각을 확정했다. 운명의 21일, 오전까지 날씨가 청명했고 오후에도 일기예보대로 바람 등 모든 조건이 알맞아 예정된 시각에 발사가 이뤄졌다.

힘차게 솟아오른 누리호는 2분 여가 경과된 뒤 1차 추진체 분리에 성공했다. 이후 페어링, 즉 위성 덮개와 2차 추진체 분리가 순서대로 이뤄졌다. 이날 오후 5시경 성능검증위성의 저궤도(지구 고도 700㎞) 사출과 위성의 목표 속도(초속 약 7.5㎞) 도달에 이어 남극 세종기지와 위성의 교신이 이뤄지면서 발사가 성공이 공식화됐다.

21일 오후 4시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제2발사대에서 최종 카운트다운 직후 발사되는 한국형 추진체 나로호. 우리 기술로 만든 위성모사체를 탑재했다. <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공식 홈페이지>

세계 일곱 번째로 1t급 위성의 단독 발사에 성공한 한국은 자주적 우주개발 역량을 갖추게 됐다. 뭣보다 누리호 같은 추진체를 보유하게 된 점이 고무적이다. 추진체는 다양한 목적으로 설계된 위성을 비롯해 각종 탐사선, 보급물자 및 실험체를 실은 보급선, 소형 유인우주선 등을 탑재할 수 있다.

우주개발의 기본 요건으로 여겨지는 추진체는 그간 미국이나 러시아, 유럽 등이 독점해 왔다. 최근에는 스페이스X 등 민간 우주개발 업체까지 가세해 다양한 추진체를 운용하는 실정이다. 지난 2윌 말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는 국제사회의 제재에 반발, 자국 발사체 소유즈의 유럽 통신회사 대여 계약을 일방적으로 끊기도 했다. 즉, 발사체는 우주개발 본연의 목적은 물론 외교적 카드로도 활용되고 있다.

이번 누리호 발사 성공은 지난해 실패 원인을 분석, 철저하게 보완한 결과다. 지난해 1차 발사에서 누리호는 1차 추진체와 페어링, 2차 추진체 분리까지 순조로웠으나 3단 액체엔진 연소 시간이 예정보다 47초나 줄면서 추진력이 떨어졌다. 가까스로 목표 궤도까지 위성모사체를 진입시키는 데 성공했지만 위성이 목표 속도에 도달하지 못해 발사는 최종 실패로 끝났다.

과기부와 항우연은 한국형 발사체의 신뢰도를 올리고 우주개발 국가로서 국제적 위치를 견고히 하기 위해 오는 2027년까지 주기적으로 한국형 발사체를 쏘아 올릴 계획이다. 현재 계획된 추진체 발사는 총 4회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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