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용품을 모아 쓰레기통에 버리는 기특한 라쿤이 등장했다. 유럽의 한 제과 업체가 훈련시킨 라쿤들은 거리 구석구석 버려진 재활용품을 알아서 수거, 환경보호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을 촉구하고 있다.
이 라쿤들은 이탈리아 제과 업체 퍼페티 반 멜레의 캔디 브랜드 멘토스 소속이다. 물건을 물에 담가 깨끗하게 씻는 라쿤의 습성에서 친환경성을 떠올린 멘토스는 지속 가능한 미래 사회의 중요성을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 특별한 아이디어를 냈다.
멘토스는 ‘라쿤 리사이클링 포스(Raccoon Recycling Force)’, 즉 라쿤 재활용 부대를 결성하고 전문 조련사에게 맡겨 40시간 이상 훈련시켰다. 미국 캘리포니아 시미밸리 거리에 라쿤을 풀고 훈련한 대로 멘토스 빈 통을 회수한 결과 75%가 재활용에 성공했다.
난데없이 라쿤 떼가 거리를 쏘다니며 빈 멘토스 통을 집어 쓰레기통에 넣자 사람들도 신기해했다. 길에 휴지를 버린 일부 시민은 머쓱한 표정으로 다시 집어 쓰레기통에 넣었다.
멘토스에 따르면 라쿤들은 쾌적한 환경에서 훈련받으며 강요나 학대는 전혀 없다. 훈련 시간 외에는 자유를 주고 비싼 간식까지 먹이며 지극정성으로 키우고 있다.
이 업체는 라쿤 리사이클링 포스의 효과가 기대 이상이라는 입장이다. 멘토스 관계자는 “식품 제조업체들은 빈 용기를 재활용해 환경을 보호하려고 노력하지만 소비자들의 용기 재활용 참여율은 낮은 상황”이라며 “환경에 관심이 많다는 미국조차 32%의 소비자만이 빈 용기를 재활용한다”고 전했다.
이어 “친환경 제품 개발은 물론 소비자들에게 행동하는 법을 전파하는 것도 기업의 의무”라며 “우리가 떠올린 것은 쓰레기를 아주 좋아하고 손재주가 뛰어난 데다 똑똑한 라쿤”이라고 덧붙였다.
멘토스는 환경 캠페인을 위해 라쿤을 필요로 하는 단체를 위해 핫라인까지 운영 중이다. 참고로 동물의 힘을 빌려 진행되는 환경 캠페인은 더 있다. 프랑스나 스웨덴은 영리하기로 유명한 까마귀를 훈련시켜 환경미화원들의 작업을 보조하고 있다.
서지우 기자 zeewoo@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