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공간을 밝힌 신비한 빛 덩어리들이 공개돼 시선이 집중됐다. 미확인비행물체(UFO)를 떠올리게 하는 광원의 정체는 보기 드문 붉은색 뇌우 레드 스프라이트(red sprite)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최근 공식 채널을 통해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촬영한 지구 상공의 레드 스프라이트 사진을 공개했다. 지구의 대기 중간권에 떠오른 이상한 광원들은 NASA 우주비행사 매튜 도미닉(42)이 지난 6월 3일 찍었다.

NASA 관계자는 "줄을 형성한 푸른 광원은 남아프리카 해안에 발생한 뇌우의 열이 만들어낸 것"이라며 "일각에서는 UFO 이야기가 나오지만 이는 일과성 발광 현상(transient luminous events, TLE)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NASA 우주비행사가 지난 6월 촬영한 레드 스프라이트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이어 "레드 스프라이트는 사진 속에서 가장 큰 가운데 광원 위에 희미하게 보인다"며 "레드 스프라이트 밑부분이 환하게 빛나면서 광원이 여럿 나타났다가 순식간에 사라졌다"고 덧붙였다.

레드 스프라이트는 종종 블루 제트(blue jet)와 함께 나타나기도 한다. 폭풍우가 치는 상공에 나타난 레드 스프라이트와 그 아래 블루 제트가 만나면 하얀색 폭발을 일으킨다.

2017년 7월 미국 하와이 마우나케아 산정에서 촬영된 레드 스프라이트와 블루 제트 <사진=미국과학재단(NFS) 국립광학적외선천문학연구소(NOIRLab) 공식 홈페이지>

레드 스프라이트는 폭풍우 속에서 불과 1000분의 1초, 최대 1000분의 20초만 지속돼 눈으로 목격하기 어렵다. 당연히 사진을 찍는 것도 불가능에 가깝다. 그나마 뇌우를 동반하는 두꺼운 구름에 가려지기 때문에 지상에서는 아예 볼 수 없는 경우가 많다.

블루 제트는 지속 시간이 10만 분의 1초 밖에 되지 않는다. 미국 하와이 마우나케아 산정에 자리한 제미니 천체망원경 30초에 한 번씩 하늘 사진을 찍는데, 마침 타이밍이 맞아떨어져 2017년 극적으로 레드 스프라이트와 블루 제트를 잡아냈다.

2020년 7월 맥도널드 천문대 천문학자 스테픈 험멜이 찍은 해파리 스프라이트 <사진=스테픈 험멜 인스타그램>

레드 스프라이트는 1989년 처음 카메라에 촬영됐다. 기둥 모양이면 당근 스프라이트(carrot sprite), 해파리 형태라면 해파리 스프라이트(jellyfish sprite)라고 부른다. 우주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2020년 천문학자 스테픈 험멜이 2020년 7월 미국 텍사스 록 산(Mt. Locke) 맥도널드 천문대에서 잡아낸 이미지가 유명하다.

일반적인 번개가 하늘에서 땅으로 내리치는 반면 레드 스프라이트와 블루 제트는 아래에서 위로 발생한다. 때문에 '상향 번개' 혹은 '로켓 번개'라고 부른다. 고도 40~50㎞의 성층권에서 블루 제트가, 그보다 높은 60~80㎞의 중간권에서는 레드 스프라이트가 나타난다. 그보다 높은 전리층의 원형 번개는 엘브스(Elves)라고 한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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