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능이 높고 감정 표현이 능한 것으로 잘 알려진 돌고래는 우호적인 대상에 미소를 짓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일부 동물은 감정에 따라 표정이 바뀌는데, 이를 돌고래에서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탈리아 피사대학교 동물행동학 연구팀은 4일 발표한 관찰 보고서를 통해 돌고래는 마음에 드는 동료와 놀이를 할 때 미소를 짓는다고 전했다.

연구팀은 큰돌고래(Tursiops truncatus)의 놀이 행동을 관찰하는 과정에서 표정의 변화에 주목했다. 놀이를 원할 때 입을 벌리는 동작은 영장류와 곰 등 다양한 동물에서 확인됐지만 돌고래는 불분명했다.

돌고래는 친숙한 동료를 보면 입을 벌리고 미소를 짓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pixabay>

연구에 참여한 동물행동학자 엘리자베타 팔라기 연구원은 "큰돌고래들은 서로 입을 벌린 뒤 놀이를 시작하는 것을 알아냈다"며 "이 행동을 확인하기 위해 수백 번의 놀이 행동을 몇 달에 걸쳐 관찰한 결과, 돌고래는 다른 개체와 놀 때 자주 치아를 보이고 웃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돌고래들은 사육사나 학자 등 익숙한 인간과 놀이에서는 이런 표정을 가끔 보여주는 정도였다"며 "특히 돌고래가 혼자 있을 때는 입을 벌리고 웃는 일이 거의 없었다"고 덧붙였다.

사람은 호의적인 감정을 갖고 있는 타인이 우스갯소리를 할 경우 1초 내에 긍정적 반응을 보인다고 알려져 있다. 이런 반응은 의식 통제의 바깥 영역, 즉 진정한 감정 공유를 보여주는 사인으로 이해돼 왔다.

닭은 감정이 상하면 얼굴이 벌겋게 변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사진=pixabay>

팔라기 연구원은 "큰돌고래에서 관찰된 행동은 인간, 원숭이 등 영장류나 개, 하이에나, 미어캣 등 사회성이 두드러진 동물에서 확인돼 왔다"며 "돌고래도 마찬가지라는 사실을 알아낸 연구는 전례가 없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동물도 기분에 따라 표정이 바뀐다는 사실은 다양한 연구를 통해 계속해서 밝혀지고 있다. 프랑스 국립 농업식품환경연구소(INRAE)는 지난 8월 닭도 감정이 상하면 얼굴이 벌겋게 변한다는 실험 보고서를 발표해 주목받았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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