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몇 마리밖에 없는 극히 희귀한 백변증(루시즘) 악어가 미국 동물원에서 태어났다. 백변증을 가진 동물, 즉 백변종(루시스틱)들은 눈을 제외한 피부, 털 등이 색소 소실로 백색을 띤다.
미국 플로리다 주 올랜도 야생동물 농장 게이터랜드(Gatorland)는 7일 공식 채널을 통해 아주 희귀한 백변증 악어가 탄생했다고 전했다. 백변증은 거의 모든 동물에게 나타나는 유전성 질환으로 체내 색소 합성 이상으로 신체가 백화한 것을 뜻한다.
게이터랜드 관계자는 "백변증을 가진 악어가 야생동물 사육장에서 탄생한 것은 이번이 세계 최초"라며 "동물학자들이 확인한 악어 백변종은 전 세계에 단 8마리 밖에 없다"고 전했다.
게이터랜드에 따르면 백변증 악어는 36년 전 미국 루이지애나 주의 늪지대에서 처음 발견됐다. 이번에 태어난 악어 백변종은 제이얀과 애슐리라는 악어들 사이에서 태어난 암컷이다. 몸무게는 96g, 몸길이는 49㎝이며, 함께 탄생한 비슷한 덩치의 수컷은 평범한 색을 띠고 있었다.
백변증은 미국악어들 중 가장 희귀한 유전적 변이로 여겨진다. 색소가 완전히 소실된 백색증(알비니즘 또는 알비노)과는 다르며, 피부에 거무스름한 색소가 없기 때문에 햇볕에 타기 쉽고 장시간 직사광선 아래 머물 수 없다.
흔히 헷갈리는 백변증과 알비노는 눈 색깔이 다르다. 백변증을 가진 개체의 눈은 대체로 밝은 파란색을 띠며, 알비노는 주로 분홍색 눈을 하고 있다.
게이터랜드 관계자는 "수의사 진찰 결과 이번에 태어난 악어 백변종의 건강 상태는 아주 양호하다"며 "벌써 작게 자른 생닭을 먹으며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고 말했다.
태어나자마자 올랜도 지역의 인기 스타로 떠오른 이 악어는 조만간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SNS 공모에 따라 이름이 정해진다. 게이터랜드는 악어의 성장과 건강 상태를 잘 지켜본 뒤 내년 일반 공개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