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이 독자적인 미니 뇌를 갖고 있다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심장은 전신에 혈액을 내보내는 중요한 장기인데, 여기에 독자적인 신경 네트워크가 존재한다는 주장에 관심이 집중됐다.
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소는 23일 낸 실험 보고서에서 심장의 미니 뇌는 머리의 뇌와 독립적으로 심장의 리듬을 제어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소개했다. 연구소는 이번 발견이 다양한 심장병의 새로운 치료법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했다.
카롤린스카 연구소 심장전문의들은 제브라피시의 심장을 모델로 실험을 진행했다. 제프라피시는 성체가 약 5㎝로 작지만 심장은 전체적인 기능이나 박동이 인간의 것과 매우 흡사해 모델 동물로 자주 사용된다.

실험 관계자는 "쉬지 않고 움직이는 심장을 자율신경계가 제어한다는 것은 오래된 의학적 상식"이라며 "이 자율신경계는 뇌에서 오는 신호를 심장에 전달하는 역할만 한다고 여겨졌는데, 새 연구에서 상식이 뒤집혔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 밝혀진 사실은 심장의 독자적인 신경계가 박동의 리듬을 유지하는 데 생각보다 큰 역할을 한다는 것"이라며 "뇌가 운동이나 호흡과 같은 리드미컬한 기능을 조절하는 것과 같이 심박을 유지하고 제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므로 미니 뇌라고 봐도 무방하다"고 덧붙였다.
연구소 심장전문의들은 RNA 배열 해석 및 해부, 전기생리학적 조사를 통해 제브라피시의 심장에 분포한 신경세포 형성 과정을 들여다봤다. 그 결과 심장의 미니 뇌를 구성하는 신경세포에는 몇 종류가 있고, 각각 다른 기능을 담당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실험 관계자는 "예컨대 페이스 메이커와 같은 신경세포 그룹도 있다. 이 계통의 이해를 높이면 심장병에 관한 이전과 수준이 다른 지식을 습득해 부정맥 등 치명적인 질병의 새로운 치료법이 개발될지도 모른다"고 언급했다.
연구소는 제브라피시 심장의 미니 뇌가 머리의 뇌와 어떻게 연동하는지 분석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운동, 스트레스, 질병과 같은 변화가 일어났을 때 심장 기능이 어떻게 조정되는지 조사할 방침이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