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가 몸통에 융합된 느낌을 주는 신형 제트 항공기가 2030년 실용화를 목표로 제작 중이다. 심리스(seamless) 설계로 동체와 날개가 매끈하게 연결돼 가오리를 떠올리게 하는 이 항공기를 5년 안에 하늘에서 보게 될지 모른다.
미국 항공기 스타트업 젯제로(JetZero)는 17일 공식 채널을 통해 독일 지멘스와 공동 개발하는 블렌디드 윙 바디(Blended Wing Body, BWB) 항공기가 이르면 2030년 데뷔한다고 발표했다.

BWB는 날개와 기체의 구분선이 없는 항공기의 총칭이다. 반들반들한 디자인 덕에 공기저항이 감소해 연료소비량과 소음을 모두 줄인 BWB는 기존 항공기를 대체할 미래형 운송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달 열린 세계 최대 정보통신기술 전시회 CES 2025에 공개된 젯제로의 BWB 항공기는 심리스 디자인으로 높은 양항비(양력 대 항력 비율)를 실현, 연료소비를 최대 50% 절감했다. 운항 비용이 대폭 내려가고 환경에 대한 부담도 덜 수 있어 여객기 도입이 기대된다. 현재 고안된 젯제로의 BWB는 최소 250명 탑승이 가능하고 항속거리는 9250㎞로 전망됐다.

젯제로 관계자는 "기존 항공기의 엔진은 주로 날개 아래에 자리하지만 우리 BWB의 엔진은 기체 뒤쪽 위에 자리하기 때문에 비행 중 소음이 보다 줄어든다"며 "널찍한 내부 공간으로 승객 증원이 늘고 쾌적한 좌석 배치가 가능해 항공기를 통한 이동이 한층 쾌적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차세대 항공기 디자인으로 꼽히는 BWB는 최근 등장한 신개념은 아니다. 대략 100년 전 러시아 조종사 니콜라스 워보츠키가 제안한 설계로 군용기 일부에 도입됐으나 여객기에 적용된 사례는 없다.

젯제로 관계자는 "2023년부터 미 공군과 미 항공우주국(NASA), 미 연방항공청(FAA)과 협력해 축소판 버전으로 시험 비행을 진행해 왔다"며 "2027년부터는 실물 크기 기체로 비행을 시작하고 2030년 상업 운항 데뷔에 나설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항공기 개발에는 지멘스의 디지털 트윈 기술이 적용됐다. CES 2025에서 발표된 디지털 트윈 기술은 실제 설계를 가상공간에서 재현하고 인공지능(AI)을 사용해 개선점을 찾는다. 이를 통해 제조 공정의 리스크는 줄고 설계 효율은 끌어올릴 수 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