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알래스카 대지에 뚫린 거대한 구멍 사보노스키 크레이터(Savonoski Crater)의 수수께끼가 수십 년 동안 지속되고 있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27일 공식 SNS를 통해 알래스카 남서부 카트마이국립공원 내에 자리한 사보노스키 크레이터가 오랜 세월 미스터리로 남아있다고 전했다.

사보노스키 크레이터는 직경 약 500m, 깊이 110m의 거대한 구멍이다. 상공에서 보면 거의 원형으로, 내부는 빗물로 채워져 있다.

이 구멍에 학자들이 주목하는 이유는 형성된 과정을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운석에 의한 것일 수도 있고, 화산에 의해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누구도 명쾌하게 탄생 배경을 알아내지 못했다.

구글어스로 본 사보노스키 크레이터 <사진=구글어스>

NASA 관계자는 “사보노스키 크레이터는 미국 지질조사국(USGS)과 시러큐스대학교 공동 연구팀이 1960~1970년대 집중 조사를 벌였다”며 “이들이 1972년 발표한 논문에서 구멍의 규모가 드러났지만 어떻게 형성됐는지 밝히는 데는 실패했다”고 말했다.

이어 “알래스카대학교 등 다른 연구자들이 사보노스키 크레이터에 매달렸지만 USGS의 첫 논문이 나오고 53년이 지나도록 수수께끼는 풀리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일부 학자들은 사보노스키 크레이터가 운석 충돌구라고 확신한다. 다만 다년간 조사에서 운석 충돌이 야기하는 특유의 흔적도, 운석 조각으로 생각되는 물질도 발견되지 않았다.

또 다른 학자들은 원형 화구(maar)설을 주장한다. 화구란 마그마에 의한 수증기 폭발로 만들어지는 원형 지형이다. 지하 깊은 곳에서 마그마가 상승해 지하수를 끓이면 압력에 의해 폭발이 발생하고 함몰 지형이 나타난다.

오랜 조사와 연구에도 형성된 과정을 알지 못하는 사보노스키 크레이터 <사진=카트마이국립공원 공식 홈페이지>

다만 사보노스키 크레이터 주변에 화산에 의해 형성된 지형은 없다. 지하에 마그마가 있음을 보여주는 흔적도 남아있지 않아 화구설 역시 설득력은 떨어진다.

NASA 관계자는 “현시점에서 사보노스키 크레이터의 정체를 특정할 어떤 명확한 단서도 없다”며 “이 구멍이 꽤 오래돼 적어도 한차례 빙기를 경험했고, 지금으로부터 2만3000~1만4700년 전에는 두꺼운 빙상에 덮였다고 생각된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지금까지 조사에서 그 기원을 밝힐 증거가 나오지 않은 것은 빙상 때문일지 모른다”며 “이 기묘한 크레이터의 깊숙한 곳을 굴착해 조사한다면 결정적인 단서가 나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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