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서양을 사이에 두고 6000㎞나 떨어진 남아메리카와 아프리카 대륙에서 같은 종류의 공룡 발자국이 발견됐다. 학자들은 이들 발자국이 고대 지구의 남반구 대륙들이 하나로 뭉친 초대륙 곤드와나의 존재와 연결된다고 관심을 보였다.

미국 서던메소디스트대학교(SMU) 고생물학자 루이스 L.제이콥스 박사 연구팀은 23일 공개한 조사 보고서에서 남아메리카 및 아프리카 대륙에서 서로 일치하는 공룡의 발자국이 무더기로 나왔다고 전했다.

연구팀은 브라질 북동부 보르보레마 고지대와 카메룬 북부 쿰 분지에서 각각 공룡 발자국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도합 260개가 넘는 두 지역 공룡 발자국의 형상과 연대, 지질학적 배경을 면밀하게 조사했다.

브라질 보르보레마 고지대에서 나온 수각류 발자국(왼쪽). 카메룬 쿰 분지의 것(오른쪽)과 흡사하다. <사진=SMU 공식 홈페이지>

제이콥스 박사는 "발자국은 하천 혹은 호수의 진흙에 남겨졌다"며 "퇴적층의 꽃가루 등을 분석한 결과, 공룡 발자국이 형성된 연대는 약 1억2000만 년 전 백악기 초기로 판명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브라질과 카메룬의 공룡 발자국 형상은 한눈에 봐도 거의 비슷했다"며 "발자국의 대다수는 세 발가락을 가진 수각류의 것이었고, 일부는 용각류나 조각류의 것으로 파악됐다"고 덧붙였다.

수각류는 이족보행을 한 육식공룡, 용각류는 사족보행을 한 잡식성 혹은 초식성 공룡이다. 조각류는 주로 초식공룡으로 구성된다. 이 점에서 연구팀은 발자국이 나온 지층 자체가 식물이 초식공룡의 먹이가 되고 이를 다시 육식공룡이 잡아먹는 생태계 자체라고 강조했다.

그라벤 지층과 하프 그라벤 지층의 특징을 보여주는 그림 <사진=SMU 공식 홈페이지>

제이콥스 박사는 "남아메리카 및 아프리카 대륙은 브라질 북동부와 카메룬의 기니만 연안을 통해 약 1억2000만 년 전 연결돼 있었기 때문에 동물도 여기를 횡단해 두 대륙을 오갔을 것"이라며 "지금은 6000㎞나 떨어진 두 지역에서 같은 종류의 공룡 발자국이 나온 것은 초대륙 곤드와나가 실존했음을 알게 한다"고 말했다.

박사는 "공룡 발자국이 발견된 두 지역은 전형적인 하프 그라벤(Half-graben) 분지로 지형적 공통점도 있다"며 "특히 브라질에서 발견된 발자국을 보면 공룡이 이동한 경로가 그대로 남아 있어 공룡의 생태계와 환경뿐만 아니라 대륙 이동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제공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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