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에서 약 48광년 밖에 자리한 외계행성 에나이포샤(Enaiposha)가 슈퍼 비너스로 지정될지 주목된다. 슈퍼 비너스는 대기의 주성분이 이산화탄소인 외계행성을 의미한다.
미국 애리조나대학교 스튜어드천문대와 일본 국립천문대(NAOJ) 공동 연구팀은 지난달 낸 조사 보고서에서 지구에서 가까운 외계행성 글리제 1214 b(GJ 1214 b), 일명 에나이포샤가 슈퍼 비너스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외계행성은 반지름이 지구의 약 2배인 암석행성인 슈퍼 지구(지구형 행성)나, 거대 가스행성 또는 거대 얼음행성을 아우르는 목성형 행성이 주류를 이룬다. 지금껏 발견된 약 5000개의 외계행성 중 슈퍼 비너스가 적다는 점에서 이번 주장은 관심을 모았다.

주성 GJ 1214를 공전하는 에나이포샤는 지구로부터 거리가 48광년으로 우주 규모로 따지면 상당히 가깝다. 지름은 지구의 약 3배, 질량은 약 8배다. 원래 대기에 수소 또는 수증기가 가득할 것으로 추측됐으나 제임스웹우주망원경 데이터 분석 결과 이산화탄소의 존재가 떠올랐다.
NAOJ 오노 카즈마사 연구원은 "에나이포샤의 새로운 관측 정보는 이 정도 크기의 외계행성의 대기 조성에 관한 기존 학설이 뒤집힐지 모른다"며 "첫 관측에서 검출된 이산화탄소 신호가 미약하지만 추가 조사 및 신중한 통계적 해석이 더해지면 우리 가설이 맞음을 알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에나이포샤는 2009년 첫 발견 이후 외계생명체 존재 가능성 때문에 많은 조사가 이뤄졌다. 2022년 7월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이 활동을 시작하면서 이 외계행성의 온도가 생각보다 낮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오노 카즈마사 연구원은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의 중간 적외선 장치(MIRI)를 이용한 대기 조사에서 낮 쪽과 밤 쪽 온도차가 큰 점을 알 수 있었다"며 "에나이포샤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는 아마 금성 대기에 필적할 만큼 것"이라고 추측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