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상 가장 유명한 괴수 중 하나인 '네스호의 괴물'이 올해 1월에만 벌써 세 번이나 목격됐다.
네스호 괴물 목격담을 다루는 웹사이트 '공식 로크 네스 몬스터 목격 등록(The Official Loch Ness Monster Sightings Register)'에 따르면 네스호의 라이브 웹캠 스트리밍을 주시하던 두 사람이 세 차례 괴물을 포착했다.
첫 목격자는 케일린 웽글이라는 여성이다. 이달 11일 오전 11시42분 네스호 수면에 'V자 모양의 물살'이 생긴지 10초 만에 물속에서 '검은 무언가'가 나오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작년에도 두 차례 목격 기록을 남겼다.
이오인 오파드헤이건이라는 사람은 연속 목격담의 주인공이 됐다. 웹캠을 보고 있던 지난 19일 오후 2시20분부터 약 20분간 물 속에 숨어있는 '설명할 수 없는' 물체를 봤다.
사흘 뒤인 지난 22일 오후 2시11분에는 놀랍게도 '커플'을 발견했다. 그는 "물속에서 두 개의 물체가 물을 토해내는 것을 봤다"며 "그것들은 차례로 물에 잠겼다 다시 올라오기를 3분간 반복했다"고 말했다. 오파드헤이건 역시 지난해 세 차례의 목격담을 남겼다.
이들의 목격담은 웹캠에 담긴 스틸 사진과 유튜브 동영상으로도 공개됐다. 이 사이트를 운영하는 게리 캠벨은 "올해는 지난해의 13건을 뛰어넘을 추세"라며 "네스호의 괴물들은 겨울에 더 많이 출몰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또 "웹캠을 통해 1년 내내 24시간 감시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네스호의 괴물이 진실이라는 것을 입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이트 운영자 캠벨은 공인회계사로 1985년 사이트 개설 후 1132건의 목격담을 수집했다. 웹캠 설치 이후에는 위의 두 사람과 같은 전문 외부 관찰자도 가세했다.
사실 네스호의 괴물은 가장 역사가 오래되고 빈번하게 목격된 괴물이다. 영국 최대의 담수호 네스호에서 괴물이 발견됐다는 이야기는 무려 1400년 전인 서기 56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아일랜드 성자 컬럼바가 배를 타고 호수를 건너다 마주친 괴물에게 '하나님의 이름으로'라고 훈계하자 사라졌다는 전설같은 이야기가 그의 전기에 실려있다.
이후 숱한 목격담이 이어졌지만 특별히 주목받지 못하던 괴물은 카메라나 언론 등이 발달하면서 새 전기를 맞았다. 1933년 런던 외과의사 로버트 윌슨 박사가 자동차를 몰고 지나가다 찍은 사진이 일간지 데일리메일에 실리며 화제가 됐다.
1960년대에는 항공촬영기사 팀 딘스데일에 의해 동영상이 최초로 찍혔다. 1961년 국회의원 데이빗 제임스의 발의로 정부의 '네스호 진상조사단'이 구성돼 40㎞나 되는 호수 주위에 36인치 망원카메라와 인력을 배치하는 등 대대적인 수색이 벌어졌다. 물론 뚜렷한 성과는 없었다.
이후 수중카메라와 음파카메라 등을 탑재한 첨단 잠수정까지 동원됐다. 특히 1975년 11월 MIT의 응용과학아카데미 회장 로버트 린츠가 이끄는 미국 조사단이 배 밑 15m 아래에 16㎜ 카메라를 설치하고 75초마다 서치라이트로 비추며 찍은 사진에서 역대 최대의 성과물이 나왔다. 몇 장의 사진에서 무시무시한 머리와 2.7m의 구부러진 목을 가진 4m짜리 짐승이 찍혔다. 조사단은 '확실한 증거'라고 흥분하며 야생동물보호법에 따라 보호요청까지 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2000년대에는 BBC나 NHK 등 각국 방송국들이 괴물을 담겠다고 도전했으나 허탕을 쳤다. 가장 유명한 윌슨 박사의 사진이 가짜라는 주장까지 나오면서 회의론도 대두됐다.
전문가들은 네스호의 괴물을 중생대에 살던 수장룡의 일종으로 본다. 플레시오사우루스로 대표되는 수장룡은 목이 긴 종류와 짧은 두 가지가 있으며, 몸길이가 최대 28m에 달한다. 수중 호흡이 불가능해 물 밖으로 얼굴만 내밀어 숨을 쉬며, 물고기를 잡아먹는 것으로 알려졌다.
채유진 기자 eugen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