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억 개 넘는 천체가 들어찬 돛자리 방향의 광활한 우주 공간이 처음으로 데이터로 작성 다. 암흑에너지 탐색을 위해 개발된 장비를 통해 탐색된 해당 구역의 넓이는 보름달 약 1만3000개가 들어갈 만큼 어마어마하다.
미국 국립과학재단(NSF) 국립광학적외선천문학연구소(NOIRLab)는 18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돛자리 방향의 우주 공간을 탐색한 데이터 세트 'DECaPS2'를 공개했다.
'DECaPS2'는 미국이 운용하는 칠레 세로 톨롤로 천문대의 구경 4m 블랑코 망원경에 장착된 암흑에너지 카메라(Dark Energy Camera, DECam)가 잡아냈다. 이 카메라로 은하를 탐색하는 조사 활동 'DECaPS(The DECam Plane Survey)'는 2017년 첫 데이터 세트 'DECaPS'를 발표한 바 있다.
NOIRLab은 "'DECaPS2'가 관측한 범위는 궁수자리에서 고물자리에 걸친 아주 넓은 우주 공간"이라며 "반지름이 약 1700㎞인 달이 1만3000개 들어찬 규모로, 세트에는 총 33억2000만 개의 천체가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암흑에너지 연구를 위해 제작된 DECam은 2048×4096 CCD를 62개 탑재했고 무려 5억2000만 화소로 우주 공간을 찍을 수 있다. 보름달 약 14개 분량의 넓이(3 평방도)를 한 번에 촬영할 수 있는데, 본래 목적인 암흑에너지 연구를 위한 관측은 2013~2019년 이뤄졌다. 현재는 높은 해상도를 활용해 다양한 천체 관측에 동원되고 있다.
NOIRLab에 따르면 'DECaPS2' 데이터 세트 제작까지 총 2만1400회 카메라 노출이 필요했다. 10테라바이트가 훌쩍 넘는 데이터가 생성돼 정리와 완성까지 꼬박 2년이 소요됐다. 관측된 천체의 수만 따지면 한 개 카메라로 작성된 사상 최대 규모의 데이터다.
NOIRLab 관계자는 "이런 조사가 의미 있는 것은 우리은하의 생성 과정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다른 조사에서 얻은 데이터와 'DECaPS2'를 조합하면 은하면 360° 파노라마가 완성되며, 우리은하의 별이나 먼지의 3차원 구조를 위치별로 상세하게 들여다볼 수 있다"고 전했다.
태양계가 속한 우리은하에는 수천억 개의 별이나 성운이 존재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DECaPS는 은하수를 따라 빛나는 천체의 분포를 정리하기 위해 가시광선과 근적외선 관측을 진행하며, 이후 다른 구역의 별들도 도식화할 계획이다.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이런 식으로 우주의 별 분포를 매핑하면 천문학적으로 귀중한 자료가 완성된다고 학계는 기대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