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위해 오래된 소파를 교체하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비영리단체 사일런트 스프링 인스티튜드(Silent Spring Institute)의 케이틀린 로저스 박사 등 연구팀은 25일 국제 환경저널을 통해 오래된 소파를 없애거나 천을 씌운 소파의 폼(스폰지 등)만 교체해도 집안에 쌓이는 난연성 독성 화학물질이 크게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난연제는 가구에서 공기와 먼지로 이동해 결국 사람 몸에 들어간다. 암과 생식력 감소, 어린이 지능 저하 등을 유발한다. 특히 아이가 오염된 먼지가 가라앉은 바닥에서 놀 경우 위험하다.

몇년 전까지만 해도 많은 업체들은 화재의 확산을 막기 위해 가구에 난연성 화학물질을 추가했다. 난연성 물질은 섬유나 전자 제품, 아동용 제품 및 건축 자재에도 들어간다. 하지만 난연재 효과가 크지 않고 건강을 해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2014년부터 미국 캘리포니아를 시작으로 가구에 난연제 사용을 금지하는 법들이 속속 생겨났다.

<사진=pixabay>

연구팀은 미국에서 이런 법이 만들어지기 전 소파를 구입한 33가구를 대상으로 소파 교체 후 난연제 농도를 측정했다. 33가구 중 22가구는 소파를 완전히 교체했고, 11가구는 폼만 바꿨다.

그 결과 난연제 농도는 처음 6개월간 현저하게 낮아졌고 1년이 지난 뒤에도 계속 떨어졌다. 폼만 바꾼 가정에서도 감소폭은 비슷했다. 

연구팀이 먼지에서 찾아낸 난연제는 7가지 유형이었는데, 이 중 PBDE(폴리브롬화디페닐에테르)와 TPHP(트리페닐포스페이트) 두 가지가 가장 많이 감소했다.

PBDE는 다양한 제품에서 발견되는 일반적인 난연성 화학물질이다. 1970년대 개발돼 1990년대 가장 많이 사용됐다. TPHP는 가구 및 아동용품용 폴리우레탄 폼에 사용되는 난연제다. 둘 다 생식 및 발달 독성, 신경 독성, 대사 장애 등을 일으킨다.

로저스 박사는 “우리는 소파가 먼지 속 독성 화학물질의 원인이라고 오랫동안 의심해 왔으며, 이제 처음으로 난연제가 포함된 오래된 소파를 교체하는 것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증거를 찾았다"고 말했다.

다만 연구팀은 난연재가 가구를 넘어 다양한 제품에 사용되며 난연제 시장이 여전히 성장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법률 개정이 필요한 것은 물론 소비자는 가능한 빨리 소파를 교체하거나 폼을 갈아치울 것을 권고했다. 또한 주기적으로 먼지를 진공청소기로 빨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채유진 기자 eugen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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