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현실(VR) 게임을 플레이하면 시간의 흐름을 보다 빨리 느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산타크루스 캠퍼스 연구팀은 3일 국제 학술지 'Timing & Time Perception'에 게재된 논문에서 VR 게임 특유의 시간 압축 효과를 소개했다.

시간 압축 효과란 일종의 심리 현상으로, 즐거운 일을 할 때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가는 것이 좋은 예다. 원래 게임을 하면 시간이 빨리 간다고들 하는데, 가상현실 기술을 적용하면 그 속도감이 배가된다는 게 연구팀 입장이다.

연구팀은 간단한 미로 게임을 일반 및 VR 버전으로 각각 제작하고 학생 41명을 동원해 5분씩 즐기게 했다. 시계 없이 실험에 참가한 학생들은 미로를 헤매다 5분이 됐다고 생각하는 시점에서 게임을 멈췄다.

VR 게임이 시간 압축 효과를 증폭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pixabay>

실험 결과 VR 버전을 즐길 때 학생들의 실제 플레이 시간은 일반 버전보다 평균 72.6초 길었다. 즉 학생들은 VR 미로 게임을 플레이할 때 일반 버전에 비해 28.5% 높은 시간 압축 효과를 체험했다.

연구팀은 VR 게임이 야기하는 시간 압축이 일종의 앵커링 효과라고 결론 내렸다. 앵커링 효과란 처음 제시된 하나의 이미지에 사로잡히면 어떤 영향에도 다른 정보를 제대로 수용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조사 관계자는 "VR 게임을 할 때 사람은 신체 의식이 일정 수준 결여되는 것으로 보인다"며 "뇌는 시간 경과를 파악하는 단서로 심장 박동과 같은 신체 리듬을 이용할 가능성이 있는데, 여기 VR에 끼어들면 이런 감각이 희미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VR 게임이 시간 압축을 야기하는 보다 확실한 원인을 알아내기 위해 향후 보다 규모가 큰 실험에 나설 계획이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스푸트니크 네이버포스트 바로가기
⇨스푸트니크 유튜브 채널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