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똥으로 암 고친다…"40% 호전"
2021-02-05 11:21

대변이식(fecal transplant, 분변이식)이 일부 암환자의 상태를 호전시켰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피츠버그대학교 의료센터 암 면역 학자 하산 자로우 박사 등 연구팀은 5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저널'을 통해 발표한 논문에서 이 같은 사실을 밝혔다. 

암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사용되는 면역 요법 약물은 모든 환자에게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다. 연구팀은 면역 요법에 잘 반응하는 환자와 그렇지 않은 환자의 차이를 정확히 찾기 위해 환자들의 장에 살고있는 미생물에 주목했다.

<사진=pixabay>

연구팀은 면역 요법에 잘 반응한 흑색종 환자의 대변(및 장내 미생물)을 수집한 다음 이전에 약물에 반응한 적이 없는 15명의 환자에게 이식했다. 그 결과 이들 중 6명(40%)이 면역 요법에 처음으로 반응했고 1년 이상 지속된 종양이 감소했다.

자로우 박사는 "장내 미생물은 실제 환자의 면역학적 변화를 주도한 것으로 보인다"며 "연구 참가자 중 일부는 혈액에 나타나는 특정 면역 세포와 항체가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어 "나머지 9명이 치료 효과를 보지 못하는 등 대변이식이 모든 환자에게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변이식은 건강한 사람의 대변을 환자에 이식해 안정적 장내 환경을 구축하는 요법으로 수년 전부터 새로운 암 치료법으로 기대를 받고 있다. 우리 몸에서는 돌연변이를 통해 암세포가 매일 만들어지고 있으나, 면역계가 이를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대변이식은 체내 면역 세포 중 70%가 장에 존재하며 건강한 사람의 대변에는 1g 당 1000여개가 넘는 미생물이 존재한다는 데에서 착안됐다.

<사진=pixabay>

대변이식은 연구결과가 이전에도 몇차례 발표됐으며, 현재 학자들은 물론 제약회사들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분야다. 심지어 2013년 미국에서 처음 설립된 대변은행은 현재 캐나다, 네덜란드 등 각국에서 운영되고 있다. 2019년 6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대변이식을 받은 환자 중 2명이 항생제 내성균에 감염되고 1명이 사망했다며 위험성을 경고하기도 했다.

자로우 박사는 "앞으로 이 결과는 다른 흑색종 환자뿐 아니라 면역요법에 저항하는 다른 암환자들에게서도 검증돼야 한다"고 말했다.

뉴욕대학교 흑색종 연구자 제프리 웨버 박사는 "이번 연구는 미생물을 조작하는 것이 면역요법에 이득이 될 수 있다는 확실한 증거"라며 "다만 효과가 없던 나머지 환자들에게서 보듯 대변이식이 유익한 미생물을 장에 전달하는 최선의 방법이 아닐 수도 있으며, 캡슐로 만들어 구강으로 섭취하는 등 새로운 방법도 개발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채유진 기자 eugen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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