털 무게만 무려 35㎏에 달하는 양이 호주에서 발견됐다.
호주 랜드필드 동물보호소 에드가 미션은 최근 빅토리아의 숲에서 배회하던 양을 포획했다. 바락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 숫양은 발견 당시 몇 년 동안 털이 깎이지 않은 상태였다.
양의 털을 깎아낸 에드가 미션은 10일 페이스북을 통해 "털은 흙에 오염되고 나뭇가지가 매달려 있으며 곤충이 기어다니고 있었다"며 "이 짐승의 정체는 '예티'가 아니라 양이었다"고 밝혔다. 털을 민 뒤 관찰한 결과 바락의 꼬리 주변에서 소유자의 표식이 발견됐다.
털을 자르기 전 바락은 거대하고 딱딱한 '양모 고치' 안에 갇혀있었다. 서 있을 때도 발굽과 다리 아랫부분 일부만 보였고, 누워있으면 다리가 모두 사라졌다. 머리 역시 대부분 가려졌고, 털의 무게가 눈꺼풀 아래를 잡아당겨 상당 기간 모래와 먼지에 눈이 노출됐다. 심지어 눈 안에 식물의 씨앗이 들어가 통증을 유발했다.
바락의 몸에서 나온 털 35㎏은 스웨터 61벌, 또는 남성 양말 490족을 짜기에 충분한 양이다. 에드가 미션은 털을 제거한 뒤 이번에는 저체중에 시달리는 바락을 건강하게 돌보고 있다.
수천년 동안 인간에 의해 선택적으로 사육된 양들은 야생 양처럼 계절에 따라 털갈이를 하지 않는다. 노스다코타 주립대학교에 따르면 너무 자란 털은 양에게 부상과 감염을 일으키기 쉽고 체온 조절 능력을 떨어뜨린다.
바락과 같은 털복숭이 중 가장 잘 알려진 양은 지난 2015년 발견돼 이슈가 됐던 크리스다. 당시 크리스의 몸에서 깎여나온 털은 무려 41㎏에 달했다. 크리스 역시 야생에서 발견됐고, 최소 5년간 털이 깎이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채유진 기자 eugen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