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신장자치구 인권탄압 중단을 촉구하며 국제사회가 제재에 나선 가운데, 중국 스타들이 광고계약 파기로 맞서면서 대중문화계까지 악영향을 받는 모양새다. 

영화 ‘소년시절의 너’로 주목 받은 중국 스타 저우동위(주동우, 29)는 지난 25일 공식채널을 통해 영국 패션브랜드 버버리와 광고계약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의 신장위구르자치구 인권탄압과 관련, 세계 유명 브랜드들이 현지 면화 보이콧을 선언한 데 대한 반발이다. 주동우 측은 버버리에 면화 보이콧 사태에 대한 입장을 요구했지만 구체적 답변이 없었다는 점을 이유를 들었다. 

중국 팬들은 일제히 환호했다. 버버리를 비롯해 나이키와 아디다스, H&M, 뉴발란스, 푸마, 이케아, 갭, 유니클로 등이 신장자치구 논란을 이유로 면화 보이콧을 선언한 데 대한 통쾌한 복수라고 박수를 쳤다. 

버버리와 계약을 파기한 주동우 <사진=영화 '소년시절의 너' 스틸>

중국 정부와 기업들은 지난 22일 미국과 유럽연합(EU), 캐나다 등이 신장자치구 강제노역 및 인권탄압을 이유로 면화 보이콧을 선언하자 즉각 반발했다. 중국 텐센트는 영국 패션브랜드 버버리와 콜라보로 내놨던 게임 스킨을 제거했다. 중국 각지에서는 나이키 화형식도 벌어졌다. 그 와중에 나이키 특가판매에는 무려 35만명이 몰리는 진풍경(?)도 벌어졌다.   

주동우의 이번 결정에 해외 팬들은 반감을 드러냈다. 최근 SBS의 ‘조선구마사’ 역사왜곡 파동으로 중국에 대한 반감이 큰 한국팬들은 적반하장이라며 분노했다. 일본 팬들도 중국이 자초한 논란에 배우가 끼어드는 데 대해 회의적인 목소리를 냈다. 

당장 내달 예정된 제93회 아카데미시상식에도 적잖은 영향이 있을 전망이다. 주동우가 이양첸시(이양천새, 21)와 출연한 ‘소년시절의 너’는 국제장편영화상 후보에 올라있다. 중국 영화가 이 부문에 노미네이트된 건 장이머우(장예모, 70)의 ‘영웅: 천하의 시작’ 이후 18년 만이다. 

중국은 이 영화가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처럼 수상에 성공하리라 기대하고 있다. 현지 언론들도 2년 연속 아시아권에서 수상작이 나올 거라 떠들어댄다. 주동우의 버버리 광고 손절이 수상 여부에 큰 영향을 주기는 어렵다는 견해도 있지만, 적어도 해외 팬들의 반감은 확실히 샀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소년시절의 너'는 93회 오스카시상식 국제장편영화상 후보에 올라 있다. <사진=pixabay>

2ch 등 일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오는 7월 예정된 ‘소년시절의 너’ 일본 개봉을 백지화하자는 주장도 나온다. 이미 현지에서는 ‘소년시절의 너’의 원작소설이 히가시노 게이고(63)의 ‘백야행’과 ‘용의자X의 헌신’을 표절했다는 논란이 재점화된 상황이다. 일본 패션브랜드 유니클로가 중국 제재대상에 포함된 것도 눈여겨볼 점이다. 

신장위구르 인권탄압 사태가 대중문화에 영향을 미치면서 중국 정책에도 관심이 쏠린다. 중국은 소수민족자치구들에 일명 ‘한화정책’을 고수해 왔다. 대표적인 것이 일가친(一家親)이다. 중국공산당 간부들이 2개월마다 일주일 이상 위구르족 무슬림 가정과 함께 사는 해괴한 정책이다. 중국 정부의 명분은 ‘교화’지만 주된 목적은 ‘감시’이며, 현지 여성에 대한 성희롱 등 부작용도 드러났다. 이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에도 중국 정부는 압제에 가까운 정책을 이어오고 있다. 

주동우처럼 국제사회의 중국 제재에 반발, 해외 브랜드와 광고모델 계약을 파기한 중화권 스타는 현재까지 40여명에 이른다. 일각에서는 이들이 개인 의지가 아닌 중국 정부의 눈치 탓에 줄줄이 계약 파기에 나섰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서지우 기자 zeewoo@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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