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우주국(ESA)의 화성 탐사선 '마스 익스프레스(Mars Express)'가 잡은 지구와 달 사진이 공개됐다. 화성을 관찰 중인 탐사선으로부터 지구의 거리는 무려 약 3억㎞다.

ESA는 최근 공식 X(구 트위터)를 통해 화성의 주회 궤도를 도는 '마스 익스프레스'가 동체에 장착된 고해상도 스테레오 카메라(HRSC)로 잡은 지구와 달의 애니메이션 영상을 공개했다.

이 영상은 지난해 5월 15일부터 6월 2일까지 '마스 익스프레스'가 촬영한 지구와 달 사진 4장을 사용해 제작했다. 가운데 밝은 점이 지구,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이동하는 어두운 점이 달이다. 촬영 기간에 보름이 걸친 관계로 달은 지구 주변을 반 바퀴 돌았다.

ESA가 운용하는 화성 탐사선 마스 익스프레스가 촬영한 지구와 달 사진으로 만든 애니메이션 <사진=ESA 공식 홈페이지>

당시 '마스 익스프레스'는 미션 20주년을 기념해 지구와 달을 담아냈다. 사진을 찍을 때 탐사선에서 지구까지 거리는 2억7918만6624㎞에서 3억101만6265㎞였다. 평균값으로 따지면 이미지 1픽셀의 거리는 무려 2570㎞다.

'마스 익스프레스'는 2003년 6월 발사됐다. 약 1개월 뒤 화성으로 향하는 과정에서 지구와 달을 찍어 공개했다. 당시 기체와 지구의 거리는 약 800만㎞로, 육지나 구름 등이 육안으로 식별될 정도로 선명했다.

NASA의 아폴로 11호 미션 당시 달에서 찍은 지구. 거리가 약 38만㎞이다 보니 구름이며 바다가 선명하다.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우주 공간의 행성이나 소행성, 은하를 관찰하는 다양한 탐사선들은 이따금 지구나 달 사진을 찍곤 한다. 아득한 심우주를 여행 중인 미 항공우주국(NASA)의 '보이저(Voyager)' 1호는 1990년 2월 14일 지구를 찍어 보냈다.

ESA는 "위대한 천문학자 칼 세이건 박사가 생전 지구를 가리켜 '페일 블루 닷(pale blue dot)'이라고 표현했다"며 "우주 마니아들에게는 아름다운 은하나 성단, 별자리가 익숙하지만 우리가 사는 지구의 자태 역시 신비롭기 그지없다"고 전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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