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는 피를 빨 대상을 찾기 위해 열 적외선까지 감지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모기에 덜 물리려면 가급적 헐렁한 옷을 입는 것이 유리하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산타바바라(UCSB) 연구팀은 최근 과학지 네이처에 낸 조사 보고서에서 모기가 사람의 체온에서 비롯되는 열 적외선을 검출해 사냥감을 찾는다고 전했다.
연구팀은 모기가 목표물을 찾아내는 구체적인 능력을 파악하기 위해 실험을 기획했다. 대상은 뎅기열을 비롯해 지카 바이러스, 일본뇌염 바이러스를 옮기는 이집트숲모기(Aedes aegypti) 암컷으로 정했다.
우선 연구팀은 인간이 내뿜는 것과 같은 농도의 이산화탄소로 실험실을 채웠다. 이어 PE 필름을 이용해 실험실을 두 공간으로 나눈 뒤 한쪽은 인간의 체온에서 비롯되는 열 적외선을 발생시켰다.
이후 모기의 활동을 살피자, 열 적외선이 존재하는 공간에서는 숙주 탐색 활동이 2배나 활발해졌다. 특히 열에 대한 감도는 70㎝ 거리까지 예민해졌다.
UCSB 생물학자 크레이그 몬텔 연구원은 "대부분의 모기는 인간의 피부에서 약 10㎝ 떨어진 위치에서 피어오르는 체열을 감지하는데, 열 적외선이 확인되면 그 능력은 크게 향상됐다"고 말했다.
이어 "모기의 적외선 감지 능력이 효과를 발휘하는 것은 이산화탄소나 인간의 체취 등 다른 단서가 있을 때로 한정됐다"며 "편안한 옷을 입으면 피부와 옷 사이에 열 적외선이 분산되는 공간이 생겨 모기가 공격하기 어려워진다. 즉 모기에 물리기 쉬운 사람은 헐렁한 옷을 입는 편이 좋다"고 조언했다.
모기는 시력이 좋지 않기 때문에 피를 빨 대상을 찾으려면 여러 감각을 조합하는 것으로 학자들은 여겨왔다. 모기는 이런 능력을 흡혈 활동 시 자신에 대한 위협을 파악하는 데도 활용한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한편 학자들은 올여름이 유난히 덥고 길어 모기들이 활동을 하지 않고 숲이나 늪지에서 휴식을 취했다고 분석했다. 크레이그 연구원은 "모기가 활동하기 좋은 25℃에서 30℃가 되는 9~10월에는 아마 모기가 뒤늦게 기승을 부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