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탐사선이 관측한 지진파 및 음파를 통해 운석이 만든 크레이터들의 위치가 특정됐다. 크레이터가 담은 정보를 알아내는 것은 해당 행성의 여러 비밀을 푸는 열쇠이기도 하다. 

프랑스 국립 고등항공우주대학교(ISAE-SUPAERO) 라파엘 가르시아 교수 연구팀은 19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지오사이언스’에 소개된 논문에서 미 항공우주국(NASA) 탐사선 ‘인사이트’가 검출한 화성 지진파 및 음파를 기초로 운석 충돌 위치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NASA가 운용하는 ‘화성 정찰 궤도선(Mars Reconnaissance Orbiter, MRO)’이 찍은 새로운 크레이터 이미지가 인사이트가 검출한 지진파 및 음파와 관련됐을 가능성을 의심했다.

MRO가 고해상도 촬영 장치 ‘HiRISE’로 포착한 세 크레이터는 화성 엘리시움 평원에 최근 형성된 것들로 판단됐다. 사진은 날아오른 흙이나 먼지 같은 충돌의 영향을 강조하기 위해 하얀 톤으로 착색됐다.

NASA의 화성 궤도선 MRO가 촬영한 크레이터들. 2021년 9월 5일 운석 충돌 시 인사이트가 검출한 지진파와 음파를 대조해 크레이터 위치와 시간대가 특정됐다.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연구팀은 화성의 운석 충돌 빈도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이 크레이터들이 언제 생겼는지 분석했다. NASA에 따르면 가장 최근 운석 충돌이 일어난 것은 2021년 9월 5일이다. 당시 화성 대기권에 돌입한 천체는 최소 3개로 쪼개져 지표에 도달했다. 

여기에 동원된 것이 인사이트와 화성 지진계 SEIS(Seismic Experiment for Interior Structure)가 얻은 화성 지진 정보다. NASA 제트추진연구소(JPL)가 일반에 공개한 SEIS의 진동 데이터 오디오 클립에는 ▲운석의 화성 대기권 진입 ▲운석의 공중 분열 ▲운석의 화성 지표 충돌 등 세 가지 상황의 각기 다른 소리가 담겼다. 

연구팀은 MRO의 사진과 SEIS의 지진파 및 음파를 교차 분석, 세 크레이터가 2021년 9월 5일 떨어진 운석이 만들었다고 결론 내렸다. SEIS는 화성 표면에 운석이 충돌할 때 생기는 규모 2.0 이하의 작은 지진파까지 검출하도록 설계됐다. SEIS가 감지한 화성 운석 충돌은 2020년 5월 27일과 2021년 2월 18일, 2021년 8월 31일, 2021년 9월 5일 등 네 차례다. 

NASA의 화성 탐사선 인사이트와 지진계 SEIS(왼쪽 동그란 물체)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2018년 11월 27일 엘리시움 산에 착륙한 인사이트는 화성 내부 구조를 알아낼 목적으로 개발됐다. 고성능 지진계 SEIS를 활용, 운석 충돌 정보 4건 외에 약 1300건의 화성 지진을 검출했다. 이를 통해 학자들은 화성의 핵이 액체라는 사실과 핵의 크기, 지각 두께를 알아냈다.

크레이터는 해당 천체의 형성 연대나 역사를 알려주는 중요한 요소다. 오래된 크레이터는 그만큼 천체에 대한 많은 정보를 담고 있다. 이런 크레이터의 장소 특정을 위해서는 운석이나 소행성이 천체에 언제 충돌했는지 파악하고 통계 모델을 작성해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인사이트가 수집한 화성 운석 충돌 정보가 현재까지 4회라는 점은 의문을 남긴다. 화성에서 더 이상 운석 충돌이 감지되지 않은 이유는 현재 명확하지 않다. NASA는 운석 충돌 소음이 바람이나 계절성 대기 변화 등 화성의 소음에 묻힌 것으로 의심해 왔다. 이번에 운석이 만드는 특징적 진동이 확인된 만큼, 향후 화성 크레이터 연구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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