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우주정거장(ISS)의 퇴역이 6년 앞으로 다가오면서 민간 우주개발 업체들의 포스트 ISS 개발 열기가 뜨겁다. 최근 미국 배스트 사가 헤븐2(Haven-2)를 발표하면서 회사들의 기술 경쟁이 후끈 달아올랐다.
배스트가 이달 14일 공개한 상용 우주정거장 헤븐2는 미 항공우주국(NASA)의 CLD 프로그램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졌다. CLD는 지구 저궤도에 상업용 스테이션을 마련하는 프로젝트로 Commercial Low Earth Orbit Destinations의 약자다.
2028년 운용 개시를 목표로 하는 헤븐2는 배스트가 내년 발사하는 상용 우주정거장 헤븐1(Haven-1)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헤븐1은 우주비행사 4명이 체류할 수 있는데, 헤븐2는 체류 인원을 2배로 늘리고 전력 용량도 확장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배스트 관계자는 "헤븐2는 전 모델에 비해 성능 및 확장성 향상에 중점을 둔 우주정거장"이라며 "총 2개의 도킹 포트가 양 끝에 갖춰지며 여러 모듈을 결합시켜 운용하는 것이 현재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최초의 헤븐2 모듈은 2028년에 발사되고, 이어지는 2년 동안 3개의 모듈이 추가될 것"이라며 "2030년부터 2032년까지 직경 7m의 대형 코어 모듈과 추가로 4개의 헤븐2 모듈이 우주로 날아간다"고 덧붙였다.
이렇게 완성된 헤븐2 우주정거장은 십자가를 떠올리게 한다. 각 모듈에는 관측이나 실험을 위한 대형 큐폴라(돔 형태의 창문)가 설치되고 외부 페이로드 탈착을 위한 에어록 및 선외 활동에 활용할 로봇 팔도 갖춘다.
CLD 프로젝트와 관련해 NASA는 "ISS가 주로 각국 우주개발 주체들이 비행사를 파견하고 여러 실험을 진행한 공간이라면 CLD를 통해 만들어질 새 정거장은 민간 연구자나 제조업자의 요구까지 충족하는 시설"이라며 "2030년 운용을 마무리하는 ISS를 대체할 상용 저궤도 우주정거장 개발은 최종 선정된 민간 업체에 의해 탄생될 것"이라고 전했다.
NASA는 CLD 프로젝트가 막 가동된 2021년 12월 블루 오리진과 나노랙스, 노스롭 그루먼 등 3사를 후보 회사로 선정했다. 그 후 노스롭 그루먼은 독자 계획을 취소하고 나노랙스의 우주정거장 개발에 합류했다. 배스트와 액시엄 스페이스가 경쟁에 뛰어들면서 현재 후보는 4개 회사가 됐다.
NASA는 CLD의 일환으로 오는 2026년 지구 저궤도 우주정거장 서비스 조달을 맡을 1개 회사를 최종적으로 고르게 된다. 배스트 사의 헤븐2는 NASA의 낙점을 받을 것을 염두에 두고 개발이 진행된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