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천재 장기왕의 570만원짜리 CPU
2020-09-22 13:30

일본의 천재 장기(쇼기, 将棋) 기사가 무려 500만원이 넘는 최고급 사양의 CPU를 구입해 화제를 모은다. 이슈의 주인공은 평소 수싸움 및 기보 분석을 위해 직접 PC를 조립하기로 유명한 후지이 소타(18) 8단이다.

후지이 소타는 최근 언론과 가진 인터뷰를 통해 도쿄 아키하바라의 PC 부품점에서 구입한 50만엔(약 557만원)짜리 CPU 소식을 팬들에 전했다.

후지이 소타 8단 <사진=산케이뉴스 유튜브 공식채널 영상 '藤井聡太棋聖にインタビュー 後編' 캡처>

주니치신문에 따르면, 천재 장기기사가 구입한 CPU는 올해 2월 발매된 AMD사의 '라이젠 스레드리퍼 3990X'. 22일 기준 국내 판매가격은 570만원 선으로, 영상이나 게임 등 모든 영역을 커버하고도 남을 만한 막강한 처리능력을 가졌다. 보통 가정용 PC의 CPU 가격이 20만~30만원인 것에 비하면 10배가 훌쩍 넘는 사악한 가격을 자랑한다.

아키하바라 조립PC 전문점 '츠쿠모eX' 관계자는 "대학 등 연구기관이나 초고화질 동영상 편집에 사용되는 고성능 CPU"라며 "일반 PC부품점에서는 취급하지도 않고, 전문점 정도만 들여놓는 고가품"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CPU를 후지이 소타가 구매한 것은 보다 빠르고 원활한 기보 분석을 위해서다. 올해 세계컴퓨터장기선수권에서 우승한 장기 AI(인공지능)의 개발자 스기무라 다쓰야가 라이젠 스레드리퍼 3990X를 고평가한 것이 구입의 결정적 계기였다.

후지이 소타는 "두뇌싸움인 장기의 경우 기보 분석이 바둑만큼이나 중요하다"며 "스기무라 씨는 해당 CPU가 장기 AI 개발자 관점에서도 최적이라고 언급했다. 이 말을 듣고 주저없이 아키하바라로 가서 구매했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도 판매 중인 3990X CPU <사진=11번가>

라이젠 스레드리퍼 3990X의 성능에 대해 스기무라 다쓰야는 "가정용 PC의 CPU는 1초에 약 200만 개의 장기 수를 읽을 수 있다"며 "후지이 소타가 사용하는 CPU라면 그 30배인 6000만 수를 읽어들인다. 단시간에 더 많은 국면을 검토할 수 있어 프로 기사들이 기보 연구하기에 적합하다"고 말했다.

지난 6월 열린 일본 장기 기성전 2국에서 후지이 소타가 둔 '3一銀(31銀)'이라는 묘수는 CPU 처리능력에 따라 악수가 될 수도, 천상의 묘수가 될 수도 있다. 수 분석이 달리는 CPU라면 악수로 인식하지만, 보다 고성능의 CPU의 경우 묘수로 판단한다는 의미. 단기간에 엄청난 양의 장기 수를 CPU가 처리할 수 있다면, 이를 상대하는 후지이 소타의 실력도 쭉쭉 늘어나리라는 계산이 가능하다. 참고로 해당 묘수를 일반 CPU가 분석하려면 10분 이상 걸리지만, 3990X의 경우 단 10초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 설명이다.

이전에도 장기 소프트웨어를 돌리기 위해 직접 PC를 조립한다고 밝힌 후지이 소타는 "향후 더 좋은 CPU가 개발되면 당연히 관심을 갖고 볼 것"이라고 웃었다. 

14세 2개월에 최연소 일본 장기 프로 4단에 오른 후지이 소타는 프로기사 최연소 승리(14세 5개월), 중학생 프로기사 최초 50승 달성(15세 4개월), 일반 기전 우승 (15세 6개월), 6단 승단 (15세 6개월) 등 숱한 진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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