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을 통해 얼굴을 판별, 수다를 떨고 어리광도 부리는 노인용 인형이 일본에 등장했다. 혼자 사는 노인들의 우울증 및 치매 예방을 위한 전략 제품으로, 이미 2007년 초고령사회에 접어든 일본의 단면을 보여준다.

타카라토미가 지난달 내놓은 AI인형 ‘우리 집 응석받이 아미짱(うちのあまえんぼ あみちゃん)’은 노인층을 대상으로 개발됐다. 화상인식 칩이 탑재된 이 인형은 안고 있는 사람의 얼굴을 파악해 이름을 불러주고 상황에 맞는 대화도 가능하다.

팔에 안고 쓰다듬으면 잠자는 시늉까지 하는 이 인형의 가격은 노인층을 고려해 2만7500엔(약 29만원)으로 책정했다.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배터리로 움직이며 USB 케이블로 충전할 수도 있다.

시니어 우울증과 치매를 예방하기 위해 개발된 AI 인형 <사진=타카라토미 공식 홈페이지>

제조사 관계자는 “아미짱은 걷거나 뛰지는 못하지만 특별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며 “약 1600개 단어를 조합해 25억개 이상의 대화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달력 기능으로 계절과 시간에 맞는 대화도 나누며 노래 40곡도 부를 수 있다”며 “빠른 대화가 가능해 시니어 사용자들의 뇌 활동에도 도움을 준다”고 덧붙였다.

제조사 설명에서 알 수 있듯 인형의 주된 목적은 나이가 들어 가족들과 떨어져 사는 독거노인의 말동무다. 일본은 2007년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총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20%를 넘어서면서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내각부 통계에 따르면 2021년 현재 65세 이상 고령자 가운데 약 600만명이 홀로 지낸다. 혼자 사는 고령자들은 동거인이 있는 경우보다 우울증, 치매에 걸릴 확률이 높고 뜻밖의 사고에 노출되기도 쉽다. 고령자가 혼자 살게 되면서 대화가 적어지면 인지능력이 급격히 떨어진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시니어들의 커뮤니티 활동이나 말동무가 상당히 중요한 이유다. 

AI를 활용해 얼굴을 인식하고 이름을 불러주는 인형 <사진=타카라토미 공식 홈페이지>

특히 코로나19 여파가 2년여 이어지면서 사람을 만날 기회가 줄어 독거노인들의 우울증이 크게 늘었다. 노인층의 우울증이 사회문제가 되면서 최근 일본에서는 AI를 활용한 시니어 전용 상품이 속속 개발되고 있다. 응석받이 인형도 그 중 하나다.

한 경제전문가는 “노인의 말동무가 되는 AI 인형이 생경하게 느껴지겠지만 우리나라 역시 노인층이 많은 국가 중 하나”라며 “오는 2030년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우리나라에도 시니어들의 정신건강을 케어할 다양한 상품이 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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