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1500년 전 전사들이 사용한 무기와 갑옷 일부가 덴마크 공사 현장에서 발굴됐다. 100점 이상의 유물은 오래전 북유럽 지역에서 벌어진 전투의 양상을 보여준다고 학계가 주목했다.
덴마크 바일레역사박물관은 13일 공식 채널을 통해 유틀란트반도 동부 뢰스닝 쇤더마크 도로 공사 현장에서 나온 1500년 전 무구를 현재 전시 중이라고 밝혔다.
출토된 무구는 검과 창, 기사들이 사용한 장창, 사슬갑옷, 투구 등이다. 어지간한 소규모 군대 수준의 양으로 당시 이 지역을 다스린 이가 파묻으라고 지시한 것으로 추측된다.

박물관 관계자는 “1500년 전 철기시대 무구 중에는 용도를 알 수 없는 손바닥 크기의 철판 2장도 포함됐다”며 “X선 조사 결과 4세기 로마시대 투구 부품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곳은 전사들의 무덤이 아니라 더 큰 의미를 지닌 중요한 장소였을 가능성이 있다”며 “이 시대 사람들은 무기나 군사 장비를 그대로 땅에 묻는 일은 거의 없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무구들은 죄다 해체된 상태였다. 창끝은 자루에서 분리됐고 사슬갑옷 일부는 가느다란 쇠사슬이 떨어진 상태였다. 칼 역시 자루와 칼날을 포함한 쇠붙이가 따로였다.

학자들은 스칸디나비아 남부에서 철기시대 로마의 투구가 나오는 경우는 처음인 점에 주목했다. 비슷한 로마 투구는 독일 북부나 스웨덴 남부에서 발견됐지만 덴마크에서는 처음 나왔다. 사슬갑옷을 엮은 쇠사슬은 아주 정교하고 고리가 촘촘해 최고 지위의 전사가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박물관 관계자는 “이 투구는 과거 로마제국의 전투를 보조했던 게르만인 전사의 것으로 생각된다”며 “로마군을 보조하고 난 뒤 개인장비 또는 전리품으로 고향에 가져갔을지 모른다"고 언급했다.
이어 “로마시대 투구는 물론 정교한 사슬갑옷은 스칸디나비아 남부에서는 아주 희귀하다”며 “특히 당시 전사들의 무기는 습지나 매장지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이번 발견은 여러 의문을 품게 한다”고 강조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