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항공우주국(NASA)이 유인 달 탐사 ‘아르테미스(Artemis)’ 계획의 핵심 발사체 ‘스페이스 론치 시스템(SLS)’의 9월 초 발사를 포기했다.

NASA는 5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SLS의 추가 발사 시도가 이달 초에는 더 이상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SLS는 1960~1970년대 NASA가 진행한 유인 달 탐사 ‘아폴로 계획’의 핵심 발사체 ‘새턴V’를 계승하는 초대형 로켓이다. 100m 넘는 길이에 RS-25 엔진이 뿜어내는 어마어마한 추력, 대용량 페이로드까지 경쟁 상대가 없는 발사체로 통한다.

반세기 만에 이뤄지는 NASA의 유인 달 탐사 ‘아르테미스’ 계획에 있어 SLS가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 달 탐사를 실행할 오리온 우주선을 비롯해 다양한 탐사선을 탑재하고 정해진 궤도까지 오르는 것은 오로지 SLS의 몫이다.

우주개발 역사상 최고의 스펙을 자랑하는 SLS 로켓의 비행 상상도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세계 최고의 우주개발 역량을 자부해온 미국은 지난달 29일 SLS 발사를 시작으로 ‘아르테미스I’ 미션에 나설 계획이었다. 당시 RS-25 엔진 한 기의 문제로 점화를 위해 정해진 수준까지 온도가 내려가지 않자 NASA는 카운트다운을 중단하고 발사 일정을 이달 2일로 옮겼다.

NASA는 지난달 31일 공식 채널을 통해 2일로 정했던 발사 날짜를 이달 4일로 다시 변경했다. 한국시간으로 4일 새벽 3시17분 발사가 예정된 SLS는 이번엔 액체 연료 누출이라는 심각한 결함이 발견되면서 다시 일정을 조정해야 했다.

4일 상황에 대해 NASA는 “발사 시도 중 엔지니어들은 SLS 로켓의 액체 수소를 채우고 배출하는 데 사용되는 라인에서 압력에 의한 누출을 확인했다”며 “실(봉인)을 다시 붙이려는 시도가 이뤄졌지만 끝내 성공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SLS 수소 충전 작업은 극저온에서 진행된다. 발사 제어기는 액체 수소를 로켓 연료탱크로 흘려보내기 전에 라인과 추진 시스템을 영하 약 217℃까지 냉각시켜야 한다. 이 과정에서 의도하지 않은 시스템 압력 상승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SLS 로켓의 추진력을 내는 RS-25 엔진과 거대한 노즐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NASA는 “SLS 로켓 각부와 주요 부품들의 상태는 연료 누출에도 안전하게 유지되고 있다”며 “현재 엔지니어들은 발생한 압력이 연료 누출의 직접적 원인인지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NASA가 SLS의 9월 초 발사를 공식 포기하면서 ‘아르테미스’ 계획의 전체 일정도 재조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NASA가 구체적인 일정조차 공표하지 않은 만큼 SLS의 엔진 및 연료탱크 관련 문제가 금방 해결될 상황은 아니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달에 유인 탐사선을 보내는 것이 상당히 복잡한 일이다. 지구와 달의 궤도 역학을 고려하면 NASA는 늦어도 6일에는 ‘아르테미스I’ 미션을 시작해야 한다. 일부에서는 달 탐사를 위해 정한 최적의 타이밍을 놓친 NASA가 1~3단계로 구성되는 ‘아르테미스’ 계획의 전체 일정을 전면 재조정해야 한다는 관측이 힘을 받게 됐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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