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성자별의 하나인 펄사(Pulsar)가 지금까지 학자들의 생각과 달리 질량이 크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심지어 펄사의 위성, 즉 펄사 행성(pulsar planet) 중 질량이 지구의 몇 배나 되는 것이 존재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영국 맨체스터대학교는 부속 조드럴 뱅크 천문대를 통해 수집한 중성자별들을 대상으로 한 분석에서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최근 발표했다.

펄사를 포함한 중성자별은 주기적으로 펄스상 전파를 내보내는 천체의 총칭이다. 전파 망원경으로 관측되며, 강력한 감마선 또는 X선을 방출하기 때문에 매우 밝게 빛나는 것이 특징이다.

중성자별은 태양계 바깥에 존재하고 그 수는 300개 정도로 추측된다. 인류가 지금까지 발견한 외계행성, 그러니까 태양계 밖의 행성 수는 5000개 이상이다.

펄사 행성이 첫 발견된 것은 30년 전인 1992년이다. 처녀자리 방향으로 약 2000광년 떨어진 펄사 ‘PSR B1257+12’를 공전하는 펄사 행성 ‘PSR B1257+12 c’와 ‘PSR B1257+12 d’의 추정 질량은 모두 지구의 약 4배다. 1994년에는 ‘PSR B1257+12’의 세 번째 펄사 행성 ‘PSR B1257+12 b’가 발견됐는데, 추정 질량은 지구의 약 0.02배였다.

펄사 'PSR B1257+12'(좌측 상단) 및 이를 공전하는 펄사 행성의 상상도 <사진=NASA 제트추진연구소 ·칼텍 공식 홈페이지>

고속으로 자전하는 중성자별은 초신성 폭발 후 남은 별의 핵이 중력붕괴하면서 쪼그라든 결과물이다. 평균 지름은 8~12㎞로 추정되며, 큰 축에 속하는 중성자별 역시 32㎞를 넘지 않는 것으로 학자들은 여겨왔다. 

펄사는 자전에 따른 규칙적인 펄스장 전자파가 관측되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다. 이를 펄사 행성이 공전하는 경우, 행성 중력의 영향을 받고 펄스 타이밍에 차이가 생긴다. ‘PSR B1257+12’에서 발견된 3개 행성은 이 차이를 바탕으로 외행성을 검출하는 ‘펄사 타이밍 기법’의 토대가 됐다.

1995년 페가수스자리 방향으로 약 50광년 떨어진 항성 페가수스자리 51번 별(51 Pegasi)이 펄사 행성을 가진 사실이 밝혀지기까지 ‘PSR B1257+12’는 행성이 딸린 유일한 펄사였다. 맨체스터대학교 연구팀은 ‘PSR B1257+12’가 펄사로서 드문 존재일 가능성을 염두에 뒀다.

이들은 조드럴 뱅크 천문대에서 관측된 펄사들을 대상으로 조사에 돌입했다. 질량이 최대 지구의 100배, 공전 주기는 20일에서 최장 17년인 조건을 짜고, 여기 맞는 펄사 행성을 탐색했더니 가장 유력한 후보는 쌍둥이자리 방향의 펄사 ‘PSR J2007+3120’으로 좁혀졌다.

연구팀 관계자는 “‘PSR J2007+3120’에는 지구보다 질량이 몇 배 큰 펄사 행성이 적어도 2개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들 펄사 행성은 각각 약 1.9년과 약 3.6년 주기로 공전하고 있다”고 전했다.

자전하며 전자파를 방사하는 펄사의 개념도 <사진=NASA Goddard 유튜브 공식 채널 영상 'NASA | What is a Pulsar?' 캡처>

이번 조사에서는 펄사 행성에 질량이나 공전 주기의 편중은 나타나지 않았지만 궤도 이심률이 높은 장타원 궤도를 공전하는 경향이 발견됐다. 이에 따라 펄사 행성의 형성 과정이 항성을 공전하는 행성과 완전히 다를 가능성도 떠올랐다.

연구팀 관계자는 “중성자별은 태양과 비교해 8배 이상 무거운 별이 초신성 폭발을 일으킨 후 남겨지는 천체로 생각돼 왔다”며 “때문에 펄사 행성은 초신성 폭발에서 살아남았거나 초신성 폭발 후에 형성된 것임을 알 수 있다”고 전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펄사의 3분의 2가량은 질량이 지구의 2~8배 넘는 펄사 행성을 가졌을 가능성은 거의 없었다. ‘PSR B1257+12’에서 처음 발견된 것과 같은 질량(지구의 4배)의 행성이 존재할 확률 역시 기존 펄사 전체의 0.5% 미만으로 추정됐다.

연구팀 관계자는 “태양계 외부 행성은 정확히 30년 전 펄사 주위에서 발견됐는데 우리는 이런 행성이 어떻게 형성되고 극단적 조건에 살아남는지 아직 이해하지 못했다”며 “펄사를 공전하는 행성이 얼마나 일반적이고 어떻게 보이는지 알아보는 것은 우주를 이해는 중요한 단서”라고 설명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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