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당수의 사람은 개에게 인간의 음식을 주는 것이 나쁘다고 생각한다. 물론 닭뼈나 생선가시, 초콜릿 등 개에게 위험하거나 해로운 음식들을 피하는 건 상식이다.

인간은 수천년 동안 음식물 쓰레기들을 소화하도록 천천히 진화한 반려견에게 먹이를 제공해 왔는데, 상업용 개사료가 등장한 것은 150년 정도에 불과하다. 특히 사람들이 인간 음식은 해롭고 개사료에는 영양이 풍부하다는 생각을 가지게 된 것은 과학적 근거 보다는 마케팅의 결과다.

최근 미국에서는 사료로 인해 100마리 이상의 반려견이 사망하고 제품이 리콜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런 분위기에서 인간 음식이 반려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과학적 연구가 이뤄져 눈길을 끈다.

개에게 사람 음식을 주면 안 좋은지 들여다본 실험결과가 나왔다. <사진=pixabay>

미국 일리노이대학교 영양학자 켈리 스완슨 교수 등 연구팀은 최근 동물과학저널(Journal of Animal Science)을 통해 '인간 등급 음식을 먹인 개의 영양소 소화율 및 분변 특성, 미생물 및 대사 물질(Nutrient Digestibility and Fecal Characteristics, Microbiota, and Metabolites in Dogs Fed Human-Grade Foods)'이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연구팀은 12마리의 비글에게 각각 ▲사료 ▲인간 등급의 조리된 음식 ▲조리하지 않은 날 것 등을 4주 동안 먹이고 신체 활동 및 소변, 대변, 혈액을 분석했다.

그 결과 가장 큰 차이점은 대변의 양이었다. 사료를 먹은 개들은 인간 음식을 먹은 개들보다 대변의 양이 1.5~1.7배 많았다. 이는 개들이 인간 음식의 영양소를 더 잘 소화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료를 먹지 않은 개들은 혈당 수치가 낮아지고 지방 수치가 높아졌으며, 장내 박테리아가 변형됐다. 스완슨 교수는 "이런 변화는 식이섬유와 단백질, 지방의 농도와 유형의 차이로 인해 발생했다"며 "이는 인간 음식이 개 건강에 더 좋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이에 대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식용 곤충을 이용한 개사료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사진=pixabay>

개들의 건강과 별도로 인간 음식을 먹이는 것에 대해 고려할 사항은 '비용 문제'다. 인간 음식이 사료보다 비싸다는 의미를 넘어 모든 반려견에게 고기와 생선, 채소 등을 먹이면 탄소배출과 기후변화 등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뜻이다.

따라서 일부 과학자들은 식용 곤충을 섞은 사료로 인간 등급의 식품을 대체할 것을 주장한다. 식용 곤충은 소고기보다 25배 적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며 47배 적은 토지를 사용하고 20배 적은 물을 사용한다.

스완슨 교수는 "사료와 인간 음식 모두 영양적으로 문제가 없는 한 가능한 옵션"이라며 "프리미엄 재료에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고 싶다면 어디까지나 반려인이 선택할 일"이라고 결론 내렸다.

채유진 기자 eugen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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