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의 더운 공기에서 마실 물을 뽑아주는 곤약 젤리 필름이 개발됐다. 세계 인구의 30%가 심각한 물 부족 현상을 겪는 만큼 이번 연구에 시선이 집중됐다.

미국 텍사스대학교 오스틴 캠퍼스 연구팀은 19일 공식 발표한 논문에서 1㎏에 2달러(약 2500원)로 생산 단가가 저렴한 곤약 젤리 필름을 공개했다. 이 필름 1㎞로 습도가 불과 15%인 건조한 사막에서 시간당 6ℓ, 습도 30%인 사막에서 시간당 13ℓ의 물을 생산할 수 있다는 게 연구팀 설명이다.

연구팀은 아무리 건조한 지역이라도 공기가 수분을 품고 있다는 데 주목했다. 사막은 상대습도가 30% 이하지만 일정량의 물은 포함하고 있다.

사막의 열풍을 이용해 물을 생산하는 방법이 개발됐다. <사진=pixabay>

공기가 포함할 수 있는 최대 수분량(포화 수증기량) 대비 현재 함유한 수분 양을 상대습도라고 한다. 사람이 쾌적하게 지낼 정도의 습도는 일반적으로 50% 안팎이다. 습도가 30%를 내려가면 건조하다고 한다.

지금까지 사막의 공기에서 물을 추출하려는 시도는 계속돼 왔다. 다만 기존 방법은 에너지 소비량이 너무 많아 비효율적이었다. 곤약 젤리 필름의 재료는 곤약의 주성분 글루코만난 염화리튬과 셀룰로오스가 결합한 하이드록시프로필셀룰로오스(HPC)다.

실험 관계자는 "생산이 쉽고 저렴한 곤약 젤리 필름은 친수성이 뛰어나고 얇게 펴면 다공질 막을 형성해 공기 중에서 수증기를 모아준다"며 "이를 틀에 부어 넣으면 다양한 크기와 모양으로 성형할 수 있어 취급도 쉽다"고 설명했다.

성형이 쉽고 가격도 저렴한 곤약 젤리 필름 <사진=텍사스대학교 공식 홈페이지>

실제로 연구팀은 곤약 젤리 필름을 틀에 부어 2분 만에 겔처럼 굳힌 뒤 동결 건조하고 사막 대기에서 물을 흡수하는 실험에 성공했다. 실험 관계자는 "HPC는 온도에 반응하므로 가열하면 물을 쏟아내게 된다"며 "흡수한 물을 빼내는 과정도 간단해 물 부족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에게는 구세주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곤약 젤리 필름은 60℃에서 10분 가열하면 흡수한 물을 모두 쏟아냈다. 그 양은 당초 흡수한 수분의 총량과 크게 다르지 않아 아주 실용적이라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스푸트니크 네이버포스트 바로가기
⇨스푸트니크 유튜브 채널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