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보잉의 신형 우주선 '스타라이너(CST-100 Starliner)'의 첫 유인 실전 비행이 또 연기됐다. '스타라이너'는 보잉이 미 항공우주국(NASA)과 협력해 추진하는 근미래 우주여행 프로젝트의 주요 기체다.

보잉과 NASA는 1일 각 공식 채널을 통해 '스타라이너'를 활용한 유인 비행 테스트(Crew Flight Test, CFT)를 무기한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보잉은 지난 4월 '스타라이너'의 첫 CFT를 7월 21일 이후 실시한다고 밝혔다. 다만 기체에 예상하지 못한 문제가 발생하면서 테스트 시기를 더 연장했다. 이번에는 언제쯤 비행이 가능할지 대략적인 날짜도 언급하지 않았다.

회사가 공개한 '스타라이너'의 문제는 크게 2가지다. 우선 기체의 지구 귀환 시 사용하는 낙하산이다. 서스펜션 라인과 기체를 연결하는 소프트 링크에 오류가 확인됐다. '스타라이너'는 낙하산 3개가 장착되는데, 하나가 손상된 시뮬레이션에서 남은 2개의 낙하산 소프트 링크의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았다.

비행하는 스타라이너의 상상도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또 하나는 와이어링 하네스(기체 작동을 위한 중요한 배선 뭉치들)를 결속하거나 보호하기 위해 사용된 테이프 문제다. 보잉의 확인 결과 이 테이프는 가연성으로 판명됐다. 알 수 없는 이유로 불꽃이 발생할 경우 불이 붙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 테이프는 이미 기체 내부에 광범위하게 사용돼 대체품으로 모두 바꾸기까지 적잖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보잉 관계자는 "문제가 있는 낙하산 소프트 링크나 배선 뭉치는 지난해 5월 2차 무인 시험 비행에도 사용됐다"면서도 "안전에 만전을 기해야 하는 우주택시의 특성상 가볍게 넘길 사안이 아니라는 게 우리 판단"이라고 전했다.

'스타라이너'는 스페이스X의 '크루 드래곤'과 더불어 승객을 우주 공간으로 실어 나르는 진정한 의미의 우주택시로 주목받아왔다. 최근 버진 갤럭틱이 직원 8명을 태우고 비행에 성공한 'VSS 유니티' 같은 기체는 고도 80㎞ 대 비행이 한계지만 '스타라이너'는 국제우주정거장(ISS)이 떠 있는 지구 저궤도 너머까지 날아갈 수 있다.

지난해 5월 초 2차 무인 시험 발사를 위해 이동하는 스타라이너 <사진=보잉·NASA 공식 홈페이지>

NASA는 우주여행과 물자 수송을 담당할 우주택시 개발을 위해 상업 수송 계획(커머셜 크루 프로그램)을 짜고 보잉, 스페이스X, 블루 오리진 등 민간 우주개발 업체와 협력해 왔다.

'스타라이너'의 경우 2019년 12월 무인 시험 비행에서 소프트웨어 문제가 생기면서 ISS 도킹을 포기하고 지구로 돌아왔다. 절치부심한 보잉은 지난해 5월 두 번째 무인 비행 미션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NASA는 보잉의 첫 CFT의 중요성과 상징성을 고려, 배리 윌모어(61)와 수니타 윌리엄스(58) 등 최고의 베테랑 비행사를 투입했다.

이처럼 많은 관심을 모으는 '스타라이너'의 CFT가 벌써 두 차례 미뤄지며 연내 실시는 물 건너갔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에 대해 보잉은 "지난 4월에 이어 6월에도 CFT 연기를 발표하게 돼 유감"이라면서 "올해 후반 테스트도 가능하지만 발사 예정일을 검토하기는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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