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일본에서 가장 각광받는 일러스트레이터 고토 츠미가 상습 표절을 저질렀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시간이 훌쩍 넘는 증거 동영상까지 등장하면서 팬들이 충격에 빠졌다.
소동의 발단은 지난 1월 28일 폭로 전문 유튜버 코레코레채널이 공개한 동영상이다. 코레코레는 고토 츠미의 작품 상당수가 표절이라는 제보들을 바탕으로 사실 확인에 나섰고, 이를 1시간40분짜리 영상으로 엮어 유튜브에 올렸다.
동영상에 따르면 고토 츠미가 2021년 개인전에서 선보인 작품 상당수는 영국 유명 사진작가 데릭 리저스(71)의 것들을 갖다 베낀 수준이다.
해외에서 꽤 유명한 데릭 리저스는 명가수 제임스 브라운을 비롯해 걸그룹 스파이스 걸스, 배우 클린트 이스트우드(92)와 조니 뎁(59), 영국 전 총리 토니 블레어(69) 등 숱한 유명 인사와 교류하며 사진을 촬영했다. 특히 스킨헤드와 페티시, 클럽, 펑크, 뉴로맨틱 등 트렌디한 문화를 반영한 작품으로 유명하다.
제보자들의 주장대로 고토 츠미의 작품은 데릭 리저스의 사진을 대고 전자펜으로 다시 그린 듯 윤곽들이 꽤 일치한다. 제보자는 “가디언과 옵서버, GQ 등에서 오래 일한 유명 작가의 사진을 베낀 대담함에 박수를 보낸다”고 혀를 내둘렀다. 특히 “고토 츠미는 인터넷이나 SNS에 올라온 사진 중 마음에 드는 것은 뭐든 베껴 자기 작품인 양 내세웠다”고 지적했다.
유튜버 폭로 직후 인터넷에는 고토 츠미의 유명 일러스트 작품 일부의 원본으로 추정되는 사진들이 속속 올라왔다. 평범한 일상을 담은 일반인 사진부터 유명 배우나 가수의 프로필 사진, 심지어 인기 만화나 애니메이션까지 포함됐다.
고토 츠미는 일본 2인조 혼성 밴드 요아소비(YOASOBI)의 2019년 메가 히트곡 ‘밤을 달리다(夜に駆ける)’의 디자인으로 일약 스타가 됐다. 곡과 어울리는 감성적 일러스트가 돌풍을 일으키면서 작가는 물론 요아소비의 인지도까지 급상승했다.
표절 의혹과 관련, 고토 츠미는 아직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고토 츠미의 일러스트 덕을 톡톡히 본 요아소비 역시 입장 표명을 피하고 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