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들의 홍채 색깔이 늑대에 비해 짙은 이유는 인간의 기호 때문이라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일본 쇼와대학교와 테이쿄과학대학교 공동 연구팀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조사 보고서를 최근 발표했다.

연구팀은 대체로 개의 눈 색깔이 친척이자 조상인 늑대보다 짙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개는 야생 늑대가 인간에 길들여지며 가축화한 것으로 여겨지는데, 두 개체의 눈 색깔이 확연히 차이가 나는 이유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조사 관계자는 “사람과 친숙한 오늘날의 개들은 멸종한 늑대의 후손으로 생각된다”며 “현생 늑대로 개에 가장 가까운 회색늑대는 눈 색깔이 옅고 눈동자는 금색을 띤다”고 설명했다.

종류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사람에 인기가 있는 개들 대부분은 홍채가 짙은 밤색이나 검은색 계열이다. <사진=pixabay>

이어 “개의 조상이 된 멸종한 늑대의 눈 역시 회색늑대와 같다는 게 동물학자들의 견해”라며 “개는 품종에 따라 눈동자 색이 다양하지만 대체로 늑대에 비해 짙은 밤색이거나 거무스름한 편”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연구팀이 회색늑대 22마리와 다양한 품종의 개 81마리의 사진을 비교·분석한 결과 거의 모든 개의 홍채 색깔은 늑대보다 진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개 홍채 색상의 변화가 함께 사는 인간들의 영향이라고 의심했다. 인간들이 기호에 따라 수천 년 동안 유난히 검은 홍채를 가진 개들을 번식시켰을 가능성이 크다는 이야기다.

개의 조상과 가장 가깝다고 여겨지는 회색늑대의 홍채는 개보다 훨씬 옅은 색이다. <사진=pixabay>

조사 관계자는 “인간의 미적 감각과 심리에 대한 많은 연구에서 사람이 밝은 색보다 검은 색의 눈에 친밀감을 느낀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개의 홍채가 늑대보다 진한 색을 띠는 것은 인간의 기호에 맞춘 변화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연구팀은 자원봉사자들에게 수많은 개 사진을 보여주고 각각의 인상을 물었다. 그 결과 거무스름한 홍채를 가진 개들은 대체로 좋은 점수를 받았다.

조사 관계자는 “사람이 검은 홍채를 우호적으로 받아들이는 이유는 현재 확실하지 않다”면서도 “눈 전체나 동공의 크기 변화는 불안감을 줄 수 있는데, 검은색 계열은 물체의 크기 변화를 상대적으로 완화하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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