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200g의 분말이 나무 한 그루와 대등한 수준의 이산화탄소 흡수를 실현해 학계와 환경단체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UCB) 환경공학 연구팀은 최근 실험 보고서를 내고 온실가스를 미세한 기공에 가두는 분말 COF-999를 소개했다. COF-999는 이산화탄소와 결합하는 아민을 주성분으로 해 공기중의 이산화탄소를 효율적으로 흡수한다는 게 연구팀 설명이다.

연구팀 관계자는 "COF-999를 주사형 전자현미경으로 관찰하면 수십억 개의 구멍이 뚫린 작은 농구공처럼 보인다"며 "이런 다공성 구조를 통해 다른 소재보다 최소 10배 빠른 속도로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고 설명했다.

나무 한 그루 수준으로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분말이 개발됐다. <사진=UCB 공식 홈페이지>

이어 "COF-999는 건조한 조건에서 1g당 0.96mmol, 습도 50% 조건에서 1g당 2.05mmol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할 수 있다"며 "습도가 높을수록 흡수 효율이 향상되는 것이 특징"이라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COF-999 분말을 빨대처럼 제작한 스테인리스 강관에 채워 야외에 방치했다. 대기중에는 410ppm에서 517ppm의 이산화탄소가 분포했는데, COF-999 분말 200g 만으로 이산화탄소를 완전히 제거했다.

일반적인 큰 나무는 1년 동안 40㎏의 이산화탄소를 공기 중에서 빨아들일 수 있다. COF-999는 불과 200g 정도면 같은 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 특히 60℃ 정도로 온도를 유지하면 흡수된 이산화탄소를 방출하는 것도 특징이다.

나무는 공기에 포함된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기후변화 완화에 도움을 준다. <사진=pixabay>

연구팀 관계자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가열하면 방출하는 소재는 이미 있지만 120℃까지 가열해야 하고 다루기 쉽지 않아 실용화는 거리가 멀었다"며 "COF-999는 저온에서 이산화탄소 방출이 가능한 것이 큰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COF-999 분말로 흡수한 이산화탄소를 지하에 방출하는 방식의 운영법을 고민 중"이라며 "흡수와 방출 사이클을 100회 넘게 반복한 실험이 성공한 것이 특히 고무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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