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을 '던바의 숫자(Dunbar’s number)'라고 부른다.

영국의 진화 심리학자인 로빈 던바는 1992년 발표한 영장류의 뇌 연구에서 복잡한 사고를 담당하는 대뇌 영역인 신피질이 클수록 알고 지내는 친구가 많으며, 인간의 경우 진정한 사회적 관계를 맺는 사람은 150명이 한계라고 추정했다.

던바는 "신피질 뉴런의 수는 유기체의 정보 처리 능력을 제한하고, 이것은 개인이 동시에 모니터링할 수 있는 관계의 수를 제한한다"며 "그룹의 크기가 이 한계를 초과하면 불안정해지고 분열되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응집력 있는 사회적 단위로 유지할 수 있는 그룹 크기의 상한선이 설정된다"고 설명했다.

실제 뉴기니나 그린란드의 원시 부족은 마을 규모가 평균 150명이며, 효과적인 전투를 하려면 부대 인원이 200명을 넘지 않아야 한다는 점도 확인했다. 이는 말콤 글래드웰의 세계적인 베스트 셀러 '티핑 포인트(2000)'에서 인용되며 큰 유행을 이뤘는데, 경영에도 응용돼 관리자가 조직을 관리할 때 150명이 한계라는 논리를 만들어 냈다.

로빈 던바는 인간의 진정한 사회적 관계는 150명이 한계라고 추정했다. <사진=pixabay>

'150의 법칙'으로도 잘 알려진 이 이론에 대해서는 이후 많은 연구와 반박이 이어졌다. 인류학자인 러셀 버나드와 피터 킬링워스는 조사 대상과 방법에 따라 던바의 숫자는 달라질 수 있다며 150보다 2배가량 많은 290을 제시했다. 미국의 전설적인 자동차 판매왕 조 지라드는 자신이 결혼식이나 장례식 등을 쫓아다니며 챙기는 고객들의 숫자인 250의 법칙을 밝힌 바도 있다.

이번에 스톡홀름대학 동물생태학자인 패트릭 린덴포르스 교수 등 연구진도 다른 숫자를 내놓았다. 연구진은 현대적인 통계 방법을 사용해 던바의 분석을 반복하고 영장류 뇌에 대한 데이터를 업데이트했다.

결과는 안정적인 인간 그룹 크기가 150명보다 훨씬 작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 한 분석에서는 최대 42명이 평균 한계로 나타났으며 다른 추정치는 70~107명 사이로 나타났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런 추정치의 95% 신뢰구간이 2명에서 520명 사이라는 것이다.

이런 통계의 엄청난 부정확성은 뇌 부피를 기반으로 한 인간 개인의 평균 안정적인 관계 수를 계산하려는 시도가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을 말한다. 린덴포르스 교수는 "하나의 숫자를 지정하는 것은 쓸모가 없다"며 "인간 그룹 크기에 대한 인지적 한계는 이런 방식으로는 도출될 수 없다"고 말했다.

영장류의 사회성은 뇌 용량보다 생태학적 요인이 우선한다 <사진=pixabay>

그 이유로 다른 영장류의 뇌는 인간의 뇌처럼 정확히 정보를 처리하지 못하며, 영장류의 사회성은 주로 음식과 포식자, 성적선택 등 뇌 이외의 생태학적 요인에 의해 설명된다고 설명했다. "던바의 숫자는 인간과 다른 영장류 뇌 사이의 중요한 차이점을 무시한다"는 논리다.

마지막으로 린덴포르스 교수는 "숫자를 계산할 수 없다는 우리의 주장은 그다지 재미있지 않다"며 "이 연구가 과학과 대중 매체에 널리 퍼진 '던바의 숫자' 사용을 종식하는 것이 우리의 희망"이라고 말했다.

채유진 기자 eugene@sputnik.kr

⇨스푸트니크 네이버포스트 바로가기
⇨스푸트니크 유튜브 채널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