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고친 배우와는 일하지 않는다.”
중국 거장 장이머우(장예모, 71) 감독이 여배우 발탁에 있어 성형 여부를 까다롭게 고려한다고 밝혔다.
장예모 감독은 최근 자신의 영화 ‘현애지상(悬崖之上, Cliff Walkers)’ 흥행 기념 인터뷰에서 여배우를 기용할 때 성형을 했는지를 엄격하게 따진다고 말했다.
해당 인터뷰에서 장예모는 “배우 오디션 때 일단 역할에 맞는지 살핀다. 예쁘고 잘생긴 얼굴이라고 다 스크린에 맞는 것은 아니어서 카메라 테스트를 반복하며 움직임과 표정을 세밀하게 분석한다”고 언급했다.
특히 그는 “이 과정을 통과하더라도 성형을 했다면 바로 탈락시킨다”며 “성형한 얼굴이 인위적인 단점도 있지만 수술을 거친 얼굴은 아무래도 근육 움직임에 위화감이 느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감독은 “얼굴은 부모님이 물려준 보물인데 왜 본인도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바꾸는지 모르겠다”며 “성형한 얼굴로 오디션에 참가하는 배우는 의식적으로 피해왔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장예모 감독이 무명시절 발탁해 유명해진 궁리(공리, 56)와 장쯔이(장자이, 42), 저우동위(주동우, 29) 모두 성형과는 무관하다. 각각 장예모와 함께 한 ‘붉은 수수밭’(1988) ‘집으로 가는 길’(1999), ‘산사나무 아래’(2010)가 세 배우의 출세작이다. 2014년 영화 ‘5일의 마중’에 신예 장후이원(장혜문, 28)을 발탁했고, 나란히 부산영화제도 찾았다.
중국에서는 장예모가 키운 여배우를 머우뉘랑(모녀랑, 謀女郎)이라고 부른다. 거장에 발탁돼 스타로 발돋움했기에 감독에 대한 신뢰가 대단하다. 장예모 사단은 중국 영화계에 뚜렷한 계보를 남기며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일각에선 장예모가 여배우 캐스팅을 빌미로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는 설도 제기되고 있다.
장예모 감독의 최신작 ‘현애지상’은 일제에 맞서 첩보활동을 하던 1930년대 중국 스파이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현재 중화권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고 있다.
서지우 기자 zeewoo@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