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계 소행성 2개의 표면에서 물 분자가 동시에 검출됐다. 태양계에는 줄잡아 소행성 100만 개가 존재한다지만, 물은 오래전 증발한 것으로 학자들은 여겨왔다.

미 항공우주국(NASA)과 사우스웨스트 리서치 인스티튜트(SwRI) 공동 연구팀은 성층권 적외선 천문대 소피아(SOFIA)의 관측 정보 분석 결과 소행성 이리스(Iris)와 마살리아(Massalia)의 표면에서 물 분자를 검출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리스와 마살리아는 소행성대에 자리하며, 태양계에서 제법 큰 소행성으로 전부터 주목받았다. 소피아의 정보를 분석한 연구팀은 두 천체의 지표면 흙 1㎥ 당 350㎖의 물이 포함돼 있다고 결론 내렸다.

태양계 소행성 중 크기로 상위 1%에 드는 이리스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SwRI 연구원 아니샤 아레돈도는 “소행성 표면에서 물 분자가 검출된 것은 사상 초유의 대사건”이라며 “태양계의 물 분포는 지구 외 생명이 존재할 가능성 등을 추측하는 중요한 정보”라고 강조했다.

이리스는 태양을 3.7년에 걸쳐 한 바퀴 도는 소행성으로 지름이 199㎞에 달한다. 크기로 따지면 태양계 전체 소행성의 상위 1%에 들어간다. 지름 약 135㎞인 마살리스는 이리스와 비슷한 궤도에서 태양을 공전하는 큰 소행성이다.

아니샤 아레돈도는 “이번 발견은 태양계가 막 탄생할 당시의 상황을 인류가 파악하는 중요한 힌트”라며 “태양 근처에 있는 것들은 규산염, 보다 멀리 떨어진 것들은 얼음으로 이뤄지는 등 소행성의 조성이나 특징은 나이테처럼 태양계의 역사를 담고 있다”고 전했다.

엄청난 운용비 때문에 2022년 9월 퇴역한 소피아 천문대 <사진=오는 9월 퇴역하는 하늘 위의 적외선 천문대 소피아의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짐 로스>

막대한 유지비 문제로 2022년 9월 퇴역한 소피아는 성층권 관측을 위해 NASA가 독일항공우주센터(DLR)와 공동 운용했다. 날아다니는 성층권 적외선 천문대로, 보잉의 747-SP 항공기에 첨단 우주 관측기구를 채워 완성했다. 기체 뒷부분의 구경 2.7m 반사 망원경이 특징이다.

소피아의 반사 망원경은 지상의 천문대들과 달리 대기의 영향을 받지 않고 고도 1만2000~1만3000m의 성층권에서 적외선 파장으로 천체를 관측한다. 2020년에는 달 남극에 물이 존재한다는 학자들의 주장이 사실일 가능성을 재확인해 줬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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